어머니의 날, 내게 그림을 선물한 아이 책꽂이의 자료들을 정리하다가 에띠엔느가 ‘어머니의 날’ 나에게 선물했던 그림을 발견했다. ‘이게 여기 있었구나!’ 흐뭇한 미소로 그것을 바라보았다. 지금쯤 청소년이 되어있을 것이다. 에띠엔느는 프랑스에서 세 들어 살던 집의 세 아이들 중 둘째다. 수줍음이 많은 아이였지만, 자기네 현관 앞을 지나는 내 발소리를 들을 때마다 문을 열고 늘 먼저 인사하는 사람은 그였다. 또 그들 부모 대신 내가 저녁을 챙겨줄 때, 도우러 오는 아이도 에띠엔느뿐이었다. 요리를 하는 사람이 아버지였기 때문일까? 사내아이인 에띠엔느 외에 딸인 첫째 쥴리엣과 셋째 뤼시는 한번도 요리나 상 차리는 걸 도와준 적이 없다. 나는 직장 일에 바쁜 그들의 엄마를 도와, 아이들의 숙제를 봐주거나 저녁을 ..
‘Over the rainbow’ 인터뷰칼럼(6) ‘인터뷰칼럼’이라는 독특한 형식으로 동성애자 여성의 기록을 담은 ‘Over the rainbow’ 코너를 통해, 필자 박김수진님이 가족, 친구, 동료, 사회에서 만난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며 레즈비언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줄 것입니다. 이 칼럼은 격주로 연재됩니다. -편집자 주 인터뷰 칼럼의 여섯 번째 손님은 전라남도 광주에 거주하고 있는, 언제나 에너지가 넘치는 레즈비언, 서현님입니다. 몇 년 전에 제가 활동하던 단체인 에서 ‘여름학교’라는 프로그램을 열었는데요, 당시 ‘여성학 공부모임’을 운영하면서 처음 서현님을 만났습니다. 일주일에 한 번 여성학 공부모임을 열었는데, 전남 광주에 거주하던 서현님은 이 모임을 참여하기 위해 매주 서울에 있는 상담소 사무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