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 속에서 삶의 지혜를 찾는다는 것 장애여성, 숨은 그림 찾기(7) : 이건범의 [“장애여성, 숨은 그림 찾기” 연재는 다섯 명의 장애여성들이 다양한 ‘매체 읽기’를 통해 비장애인, 남성 중심의 주류 시각으로는 놓칠 수 있는 시선을 드러내고자 합니다. – 편집자 주] 색다른 장애인을 만나다 작년 어느 날, 한 친구를 음식점으로 유인해냈다. 몇 명과 작당하여 미리 준비해둔 케이크에 초를 켰다. 조금 어색해하며 불을 끈 그녀에게, 우리들은 질적으로나 양적으로나 진정한 장애인이 되었음을 축하하는 멘트를 사정없이(?) 날려주었다. 그 촛불을 끈 주인공은 십여 년 전 ‘그 날’ 교통사고를 겪었다. 그 날을 기준으로 하면 비장애인으로 산 세월과 장애인으로 산 세월이 같다. 이런 퍼포먼스는 초경파티나 돌싱(돌아온 ..
고윤정의 멘토 찾기(5) 교육복지사 최미화 요즘 심경이 복잡하다. 정년퇴직을 코앞에 둔 아버지의 시름과 오랜 자취 경력에 이력이 난 나머지 ‘에이 모르겠다. 하고 후회하자’며 결혼 준비에 덤벼들었기 때문이다. 한 몸 건사도 벅찰 지경에 괜한 일 저지른 것 같아 가만히 앉아 있어도 호흡곤란이 올 지경이다. 다른 문화 사이에 벌어지는 충돌을 조율해야 하고, 잔소리는 늘어만 간다. 새삼 걱정되는 노후문제에, 평생 생각해 본 적도 없는 부동산 시장 변화까지 살피고 있는 최근 일상은 출퇴근 인파로 꽉 들어찬 서울 지하철 2호선 같다. 무엇보다 30년간 나름 보장받던 내 자율권과 자주적 여성으로의 독립 의지가 ‘제도적으로 규정된 가족 체계’ 안에서 훼손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크다. “아아. 어떡하면 좋아요” 그녀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