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몸의 지분은 내가 가질게 똔똔 ※ 지구별에 사는 34년산 인간종족입니다. 지금은 그림을 그립니다. [작가: 아주] 페미니스트저널 스무 살. 집에서 용돈을 넉넉히 받는 처지가 아니었다. 아르바이트로 번 돈을 생활비를 써야 했다. 호감이 오고 가는 사이인 이에게 비싼 밥을 얻어먹은 적이 있다. 부담스럽긴 했지만 나보다 돈을 많이 버는 사람이니까 라고 생각했다. 맛있긴 맛있었다. 밥 먹고 나오는데 나한테는 ‘갑자기’이고, 그 쪽에게는 자연스러웠는지 내 허리를 손으로 감쌌다. 머릿속이 복잡해지기 시작했다. ‘이건 뭐지?’, ‘아직 그럴 사이는 아닌 것 같은데…’ 지금이야 ‘뭐 하는 짓이냐!’ 할 테지만 그때는 15년 전이었고, 난 내 감정을 타인에게 직접 전달하는 훈련이 되어있지 않았다. 집에 와서 그 불편..
생산강박[머리 짧은 여자 조재] 무엇을, 누구를 위한 생산성인가 내가 사는 지역의 구인/구직 등 다양한 정보가 올라오는 커뮤니티와 아르바이트 사이트를 종일 들여다본다. “언니, 아직 쉰지 3일 밖에 안 됐어요.” G가 말했다. 일을 그만둔 뒤 12월 한 달은 편히 쉬려 했지만 괜히 마음이 조급하다. 뭔가 생산적인 일을 하고 있지 않는 상태를 견디기 힘들다. 도저히 가만히 있지 못하고 이것저것 시도하고 사람들을 만난다. 특히 하루짜리 강연을 신청해서 다른 페미니스트들의 이야기를 듣고 오는 일이 잦다. 각자의 고민과 경험이 오가는 자리에서 나는 약간의 거리를 둔 채 ‘청자’ 위치에만 머물러 있다. 열심히 자기 경험을 나눠준 사람들에게 미안할 정도로 자주 허무해진다. 나도 내가 무엇을 바라고 여기에 왔는지 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