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여성들이 미술계를 향해 던지는 질문따라따라프로젝트 展 ※필자 이충열 님은 여성주의 현대미술가이자 (한뼘책방, 2019)의 저자입니다. 페미니스트 저널 바로가기 따라따라프로젝트 展 전시장 내부. 인터뷰 영상 (촬영: 이충열) 기다려온 전시가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전시장을 찾았는데 좀 헤맸습니다. 안국역 옆에 붙박이처럼 있던 175 갤러리가 이사 간 걸 몰랐기 때문이에요. 그러고 보니, 제가 미술 작업을 하는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미술관 가는 일이 점점 뜸해진 것 같습니다. 현실과 동떨어진 채 ‘환상’을 유지하려는 ‘예술’이 아직도 많은 것 같아서, ‘환상’이 소외시키는 현실이 더 궁금해서인가 봐요. 드디어 전시장을 찾았는데, 입구의 어지럽게 뒤엉킨 전선과 배관들에 알록달록한 포스터가 절묘하게 어울려 저도..
꿈꾸던 나, 꿈꾸던 가족이 현실이 되는 공간, ‘볼’ ‘볼 문화’는 어떻게 소수자들의 안식처가 됐나 현실에선 아마도 절대 일어나지 않을 일들을 상상할 때가 있다. 세상일이 좀처럼 잘 풀리지 않을 때, 열심히 살고 있는데도 나를 둘러싼 좀처럼 세상은 변하는 것 같지 않을 때, 날 둘러싼 편견과 오해와 차별에서 벗어나고 싶을 때, 완전히 다른 내가 될 수 있는 어디론가 도망가고 싶어지는 욕망에 사로잡히는 건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 무슨 옷이 어디 있는지조차 알 수 없는 엄청나게 큰 옷방에서, 눈에 단번에 띄는 가장 화려한 옷을 골라 입고 돔XXX 샴페인을 잔에 들고 우아하게 현악 콰르텟 연주를 듣는 나를 상상하거나, 지금과 전혀 다른 일을 하는 모습을 상상하는 것 말이다. 만약, 그런 나를 ‘재현’할 수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