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을 마치며 (※ 교육일기에 등장하는 아이들 이름은 가명입니다.) “선생님, 안녕하세요? 저 수영이에요. 갑자기 생각나 문자 보냅니다.” 수영이라는 말에 깜짝 놀랐다. 바로 통화버튼을 눌렀다. 수영이는 몇 해 전, 다른 도시로 이사 가는 바람에 2년 넘게 해오던 공부를 중단한 아이였다. 요즘 잘 지내고 있는지, 부모님은 안녕하신지, 중학교생활은 즐거운지 등을 묻고 연락을 줘서 정말 좋았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이렇게 오랜 시간이 흘렀어도 기억하면서 안부를 묻는 아이의 마음이 고마워, 공연히 흥분되는 마음을 어쩔 수 없었다. 공부를 그만 두거나 이사 간 이후에, 학부모도 아니고 학생이 안부를 전해온 건 수영이가 처음이다. 공부를 시작할 당시 수영이는 3학년이었는데, ‘모범생 콤플렉스’가 또래에 비해 심한..
보육원에 봉사활동 다녔던 기억을 떠올리며 [저는 돌아오는 길에 아버지가 하신 말씀을 결코 잊을 수가 없습니다. 사실 아버지는 조금 전 우리가 보는 가운데, 머리를 깎아주던 한 사람에게서 심한 악다구니를 당하셨습니다. 아버지가 이발 기계를 잘못 다루어서 머리칼이 뽑히자 그 사람은 바로 아버지의 멱살을 잡았습니다. 그런데 아버지는 우리에게 이렇게 말씀하시는 것이었습니다. “불행한 사람들을 도울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너희들 알겠지.”] (피에르 신부 바다출판사. 2000. 102쪽) 며칠 전 피에르 신부님의 책에서 본 구절이다. 나는 이 글을 읽으면서 몇 년 전 봉사활동을 다녔던 보육원을 생각했다. 우리 시에 있는 한 보육원에 1주일에 한번 씩 가서 을 가르치려던 것이 애초의 계획이었지만, 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