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다는 개인의 입체적인 경험을 통해 ‘여성의 삶’을 반추해보는 생활문학 칼럼을 개설했습니다. 필자 윤춘신님은 50여 년간의 생애를 돌아보며 한부모로 살아온 삶 이야기, 어머니와 할머니와 외숙모 이야기, 일터 이야기, 그리고 딸과 함께 거창으로 귀농한 현재이야기를 들려줄 것입니다. -편집자 주 [언 땅에서 함께] 흐르는 눈물을 닦지 않았다. 금원산 정상에서 골바람이 불어온다. 정수리로 들어온 바람을 어금니로 물었다. 바람을 삼키지 않은 체 한 걸음 한 걸음 걸었다. 털신 밑에서 오도독 눈 깨지는 소리가 난다. 일부러 녹지 않은 눈길을 밟았다. 읍내 나가는 이장님 차를 얻어 타고 딸과 목욕탕엘 다녀오는 길이다. 하루 네 번 운행하는 버스 차 시간을 놓쳤다. 다음 차 시간에 맞추려면 한 시간을 길바닥에서 떨어..
는 개인의 입체적인 경험을 통해 ‘여성의 삶’을 반추해보는 생활문학 칼럼을 개설했습니다. 필자 윤춘신님은 50여 년간의 생애를 돌아보며 한부모로 살아온 삶 이야기, 어머니와 할머니와 외숙모 이야기, 일터 이야기, 그리고 딸과 함께 거창으로 귀농한 현재이야기를 들려줄 것입니다. -편집자 주 생소했다. 전생을 통틀어 여자 몸으로 사는 건 이생이 처음이듯. 나이 쉰을 목전에 두고 그간 내게 일어난 상황들에 대해 적응장애를 일으킨다. 때에 맞춰 결혼을 하고 사랑 받는 아내와 착한 며느리, 훌륭한 엄마가 되었다. 의심하지 않았으며 믿었더랬다. 기적은 일어나지 않았으며, 세 가지 중의 어느 하나가 남아있는지 모른다. 기대수명인 팔십이 내게도 허락된다면 앞으로 세 번의 강산이 변할 테다. 남아있는 하나가 있거나 없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