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에서 살아 숨쉬는 캐릭터 ‘멀뚱이’ “그때는 2002년 외국에서 체류 중이었고, 연애를 시작한지 2~3년이 지나서 커플간의 갈등도 생기는 시기였죠. 밖으로 성 정체성을 드러내기란 어려운 일이어서, 고립감을 느꼈어요. 소통이 필요한 느낌이었어요.” 멀뚱이님은 온라인에 ‘자기만의 방’을 마련하게 된 이유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관계가 고립되지 않도록, 세상과 소통하기 위한 창을 연 것이라고. 아무 곳에나 둥지를 틀지는 않았다. 동성애자에 대한 편견으로 가득한 망망대해에서 어느 정도 안전하다는 느낌이 드는 공간을 찾았다. 이렇게 해서 “섬이 아닌 육지”인 언니네 사이트에 “두 여자가 함께하는 일상”이 만들어졌다. 그것이 벌써 7년 전의 일이다. “사랑과 일상을 나누는 포스팅” 일상을 기록하고 지인들과 대..
“살아온 이야기요? 그걸 어떻게 이야기해. 얼마나 힘들게 살아왔는지 말로 다 못해요.” 그렇게 말하며 조순옥씨는 웃는다. 쉰넷, 그의 나이다. “아직 좋은 나이야. 오십에서 육십 넘어가면 그때는 정말 달라.” 앞에 앉아있던 손님이 그의 얘기를 들으며 말한다. 머리를 만져주는 미용사 조순옥씨보다는 열 살쯤 손위 나이로 보였다. 오십이면 아직 충분히 젊은 나이라고 몇 번이고 말한다. 손님의 말처럼, 미용실을 운영하며 사람들의 머리를 해주는 그는 아직 곱다. 조순옥씨는 이제껏 자신의 나이를 생각하지 않고 살아왔다. “나는 삼십대, 사십대를 어떻게 보냈는지 정말 기억이 안 나요.” 그러나 그는 지금 지나온 세월에 대해 말하고 있다. 긴 시간이었지만, 어떻게 보냈는지 기억도 안 나는 시간. 한 순간도 헛되게 보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