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단에 대한 공포와 거부감 [꽃을 던지고 싶다] 13. 일상을 지배하는 기억 성폭력 피해생존자의 기록, “꽃을 던지고 싶다”가 연재되고 있습니다. www.ildaro.com 마흔이 다 되어가는 나에게는 일상을 불편하게 만드는 것이 있다. 그것은 계단에 대한 공포이다. 얼마 전까지도 왜 그리 계단으로 다니기 싫은 지 알 수가 없었다. 계단에 대한 거부는 일상의 많은 부분을 불편하게 했다. 예를 들면 지하철을 타면 한 시간이면 다닐 수 있는 거리를 난 버스를 세 번 갈아타고 3시간을 걸려서 다니기도 한다. 또한 지하도나 육교를 피하기 위해 돌아가는 일은 나에게는 당연한 일상이다.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하고 더 부지런해져야 함에도 불구하고, 일상의 불편함이 나에게 계단에 대한 거부감보단 크지 않았다. 지금도 ..
딸을 만나러 가는 길 (50)― 연재를 마치며 이혼을 하면서 두고 온 딸은 그녀에게 늘 어떤 이유였다. 떠나야 할 이유, 돌아와야 할 이유, 살아야 할 이유…. 그녀는 늘 말한다. 딸에게 못한 말이 너무 많다고. 이 땅의 여성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윤하의 고백 "딸을 만나러 가는 길"이 1년 6개월 간의 연재를 마칩니다. 필자와 독자들께 감사드립니다. -여성주의 저널 일다 www.ildaro.com 딸이 태어난 지 5개월밖에 되지 않았던 어느 날, 딸은 내가 떠먹여 주는 밥숟가락을 달라고 조른 적이 있다. 아기는 자기 스스로 먹겠다며 떼를 썼다. 무시하고 밥을 계속 먹여주려 하자, 아이는 혀를 둥글게 말아 밥을 입에서 밀어내었다. 나는 이런 아이의 단호한 태도에 너무 놀라, 숟가락을 딸의 손에 쥐어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