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신의 도서관 나들이(51) 인류에게 과연 미래가 있을까? 올여름은 유별났다. 햇빛이 필요한 시기에는 비가 주룩주룩 내리더니, 때 아닌 불볕더위가 덮쳤다. 광복절이 지나면 더위가 한풀 꺾인다는 그동안의 경험이 무색했다. 기후가 변화에 변화를 거듭하는 동안, 내 몸은 변덕스러운 일기에 잘 적응하지 못하고 비명을 질러댔다. 8월말의 예기치 못한 더위로 나는 온몸에 시뻘건 두드러기가 돋는, 지금껏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심각한 열 알레르기에 시달려야 했다. 그나마 새벽, 한밤중의 기온이 떨어져서 알레르기의 고통을 떨쳐낼 수 있었지만, 아직도 한낮 더위가 기세등등해서 외출은 여전히 부담스럽다. 도서관도 문 닫기 직전, 한밤중에만 잠깐 들를 뿐, 될수록 집에 있는 책을 골라 읽는다. 아니, 날씨를 핑계로 책을 ..
이경신의 도서관 나들이(50) 삶을 채우는 휴식 분주한 금요일을 뒤로 하고 한가로운 토요일을 맞았다. 서둘러 처리해야 할 일도 없고, 약속이 없어 사람 만날 일도 없고, 마음을 무겁게 짓누르는 근심거리도 없다. 오직 시간만 넉넉하다. 이 시간은 그냥 느긋하게 흘려가도록 내버려두면 된다. 느릿느릿 하루를 맞이하고 보낼 수 있어 정말 좋다. 조금 빈둥거리다 도서관에 다녀오기로 했다. 비 오는 주말, 휴식의 책을 찾아 ▲ 웨인 멀러의 책 (도솔, 2002) 난 금요일이 휴관일이라는 사실을 종종 잊어버린다. 어제는 그 바쁜 와중에도 책을 살펴보러 도서관에 들렀었다. 역시나 허탕이었다. 오히려 잘 되었다. 오늘은 여유롭게 서가를 누비며 찬찬히 책들을 눈여겨 볼 수 있을 테니까. ‘휴식’에 관한 사색이 풍성한 책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