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렁이 각시’는 당신이 아는 그런 이야기가 아니다
[만만찮은 그녀들의 이야기] 우렁이 각시 구전설화 속 여성 서사를 찾아서 내게는 네 명의 어머니가 계시다. 1895년, 1919년, 1937년, 1939년에 각각 태어나신 할머니, 큰어머니, 엄마, 시어머니다. 내 몸과 마음은 이 분들의 합작품이다. 한 때는 ‘배운 여성이 되어 당신들처럼 살지 않겠다’고 몸부림쳤건만, 내 얼굴은 갈수록 그녀들을 닮아가고 있다. 나처럼 살지 않겠다는 1991년생 딸의 얼굴에도 그녀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우리들은 서로를 밀어내고 있지만 또 되풀이하기도 한다. 같은 이야기를 갖고 있는 것이다. 새삼 옛이야기를 다시 읽는 것은 이 때문이다. 그렇게 오랜 세월 동안 그렇게 많은 여성들이 이어온 이야기가 아니라면 무엇이 우리 이야기겠는가. 옛이야기의 바다에서 ‘혐오로 가득한 막장 ..
문화감성 충전
2021. 9. 21. 2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