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잘못이 아니야’라고 말해주는 사회라면 [내가 만난 세상, 사람] 성폭력 그 이후의 삶(1) ※ 너울 님은 수기를 쓴 저자입니다. 한 해를 보내는 어느 겨울, 우리는 조용한 카페에 모여 앉았다. 서로 다른 배경에 다른 삶을 살고 있는 사람들이지만, ‘성폭력 생존자’라는 이름으로 정기적으로 모이고 서로의 삶을 나누며 서로를 지지하는 관계를 맺어가고 있다. 2014년은 성폭력특별법이 만들어진 지 20년이 되던 해였다. 이제는 성폭력에 반대하지 않는 사람을 만나기는 어렵다. 오히려 성폭력은 진부한 이야기로 들리고 새로울 것도 없는 일로 취급 받는다. 우리에게 사람들이 던지는 가장 많은 질문 중 하나는 ‘이제는 조금 좋아지지 않았느냐’라는 것이다. 법이 만들어지고, 성폭력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 변하고, 더..
5년 전, 런던으로의 시간 여행 [두근두근 길 위의 노래] 나의 첫 기타선생님 ‘길 위의 음악가’가 되어 새로운 장소와 사람들을 만나고 있는 싱어송라이터 이내의 기록. ▲ 나의 첫 기타선생님 B(우측)와 함께. © 이내 “야, 니가 여기 왜 있노?” 부산에서 익숙한 얼굴과 우연히 마주쳤다. 런던에서 함께 살던 B다. 연말이면 한국에 잠시 들어오는 걸 알고는 있었지만, 이렇게 우연히 만나서는 둘 다 어이없는 웃음을 터뜨렸다. 안 그래도 며칠 전 그녀를 떠올렸더랬다. 사실, 매년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면 생각이 난다. 기억에 또렷이 남아있는 2007년의 크리스마스. 유럽의 연말은 한국의 구정과 비슷할까. 고향으로 돌아가 가족과 시간을 보내던가, 일년의 피로를 풀러 여행을 떠나버려서 도시가 텅 빈다. 심지어 런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