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춘신의 생활문학’ (13) 안부를 묻는다. 때로는 내가 때로는 그가 서로의 근황을 묻는 전화를 한다. 며칠 전 통화를 하게 된 J선생은 ‘당신이 시골로 떠난다는 기별을 듣고 참담했으며, 어떻게 살려고 저러지’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J선생은 내가 처한 빈곤한 여성가장. 염병할 놈의 돈에 기진맥진한 내 경제력에 대한 용어를 선택했다. 그들이 조언이나 충고를 하고 싶은 열망에 가득 찬 표정을 지을 때마다 그가 내 정보 중에 어떤 것을 선택하는지 알게 된다. 어제만 해도 땅바닥에 납작 엎드려 있던 냉이 꽃대가 성큼 자라났다. 봄은 밤사이에 달음질을 친다. 한눈 팔 겨를도 없이 숨 가쁘다. 그때도 지금처럼 봄 한가운데 서 있었다. 기척도 없이 밥풀 같은 꽃망울부터 먼저 터트린 목련을 바라보았다. 사무실 앞 건..
“강과 나의 삶을 생각하다” [4대강 르포] 낙동강 순례길을 다녀와서 (신진희) 솔직히 4대강 사업에 대해 관심이 없었다. ‘광우병 쇠고기’처럼 매순간 접하게 되는 먹거리 문제도 아니고, 내가 살아 가는 서울 근처의 강도 아니니, 그다지 와 닿지 않았다. 죽어가는 생물에 대한 소식을 들을 때면, ‘육식’을 하는 사람들이 무얼 그리 새로운 재해처럼 저럴까 싶기도 했다. 그런데 나의 외가인 여주 신륵사, 남한강 얘기가 들려오는 것이었다. 어릴 때 외할아버지를 따라 갔던 그곳. 절 안에 강이 있어 신기해했던 운치 있는 그곳이 사라질 수 있다고? 마음이 싱숭생숭해졌다. 여주에 사는 외삼촌에게 전화를 해 4대강 공사에 대한 생각을 들어보고, 주민들 분위기에 대해서도 물어보았다. 삼촌은 이렇게 답했다. “이 시골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