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년을 듣다: 울타리 밖의 범속한 목소리들 노년들이 들려주는 생의 이야기 ※ 노년여성을 만나 인터뷰해 온 여성들의 기록 “노년여성의 경험을 잇다” 연재의 마지막 기사입니다. 필자 김영옥 님은 생애문화연구소 옥희살롱(okeesalon.org) 대표입니다. 이 기획은 한국언론진흥재단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습니다. Feminist Journal ILDA ‘나이 든’ 사람들의 목소리에 특히 끌리는 이유 신비주의자들의 오랜 전통 중 하나는 천지만물을 비의가 새겨져 있는 텍스트로 보고 그 비밀스런 전언을 읽어내는 것이었다. 활자를 익힌 뒤로 꾸준히 무언가를 읽어온 내가 뒤늦게 발견하고 탐닉하게 된 텍스트는 목소리로 등장하는 사람이다. 처음 새 언어를 배우기 시작할 때 거리에서 발견하는 간판이란 간판은 모조리 소리..
문화예술계 성폭력…기록하고 기억해야 하는 이유성폭력의 경험은 연결되어 있다 아주 멀리서도 들리는 목소리의 생존 성폭력에 대한 여성들의 목소리를 기억한다. 강남역 살인사건 희생자를 추모하는 자리였다. 한명, 한명의 발언이 이어지고 그녀가 마이크를 잡았다. 오랜 시간 삼켜온 말의 첫 마디는 가늠할 수 없는 통곡이었고, 곧 이어 자신의 성폭력 경험에 대해 이야기했다. 듣는 내내 마음이 ‘쿵’하고 내려앉았다. 부끄럽게도 그녀의 목소리를 듣기 전까지, 성폭력이라는 말의 무게를 내 옆에 두지 못했다. 피해당사자라는 틀을 만들어두고 그 이야기에 공감하는 사람으로서 거리두기를 하고 있었던 것은 아니었을까…. 그녀의 목소리가 도착한 이후, 내 안에서는 크고 작은 변화들이 꿈틀거렸다. 말할 수 없는 것을 말하는 사람이 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