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애 월드’에서 길 잃은 소녀들의 욕구비어있던 시간에 이름 붙여준 소설/연극 “우리 고등학교 때 말이야. 그건 다 뭐였을까?” 그러게, 그건 다 뭐였을까? 14살의, 17살의 내가 좋아했던 언니들, 아침 등굣길 그들과 수줍게 주고받던 편지들, 모든 사랑 노래가 날 위한 노래 같던 순간들, 친구들과 돌려보던 팬픽들, 때때로 별 이유 없이 어긋나고 흔들리던 감정들. 그리고 상처받고 외로웠던 나. 지난여름 어느 날 소설 『항구의 사랑』(김세희 작, 민음사)을 단번에 읽어내린 후, 도저히 정의할 수 없었던 나와 너, 우리가 머물렀던 공간과 시간이 내 앞에 툭 하고 떨어지는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올여름을 앞둔 4월의 어느 날 연극 (강윤지 각색, 연출)을 본 후, 밀려드는 기억의 조각조각들이 또 한 번 날 ..
싸우는 여자는 어디든 간다톨게이트 요금수납 노동자들의 투쟁이 남긴 것④ 작년 6월, 해고된 톨게이트 요금수납원들이 서울톨게이트 캐노피에 오르면서 이들의 실태가 알려졌다. 공공부문이 얼마나 많은 용역 노동자를 쥐어짜며 운영해왔는지 폭로하면서, 한국도로공사에 ‘직접고용’을 요구하며 217일간 농성했다. 도로공사는 ‘전원 직접고용, 2015년 이후 입사자는 (근로자지위확인소송) 패소 시 직접고용 해제’안을 발표했고, 올해 2월 톨게이트 노동자들은 농성을 해산했다. 하지만 싸움이 끝난 건 아니다. ‘공공부문 정규직화’라는 과업을 둘러싸고 사회에 큰 화두를 던진 톨게이트 노동자들의 투쟁을 돌아보며, 그 의의와 사회적 과제를 짚는다. [톨게이트 투쟁 기록팀] 페미니스트 저널 바로가기 외환위기도 아닌 시기, 의아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