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인진 선생님의 하늘을 나는 교실(19) 우리들의 명절 명절이 다가오고 있다. 이럴 때는 아이들과 우리의 전통적인 명절 문화 속에 깃들어 있는 남녀 차별적인 특성을 찾아보고, 양성 모두가 좀 더 행복할 수 있는 명절문화로 고치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지 생각해보곤 한다. 이 프로그램을 위해서는 3학년의 태준이와 아영이의 의견을 사례로 소개할 것이다. 다음은 이 수업의 텍스트이다. 이 텍스트 속 수연이네 집안 풍경은 바로 우리 집의 명절 모습이다. 아이들과 텍스트를 읽고 나서, 나는 이 이야기는 우리 집안의 명절 풍경이라고 꼭 말해준다. 그러면 어린이들은 훨씬 자기 집안의 명절 풍경을 솔직하고 자유롭게 잘 펼쳐놓는다. 이제 아이들 차례다. 태준: 큰집에 가서 여자 어른들은 음식을 만드시고 감자 같은 것도 깎..
윤하의 딸을 만나러 가는 길 (20) 희수에 대한 기억이 어떻게 진우형으로 이어졌는지는 모르겠다. 난 진우형을 잊었다고 생각했다. ‘이렇게 오랜만에 형이 생각나다니…….’ 씁쓸한 감정이 잠시 마음을 사로잡는다. 졸업 즈음, 노동현장에서 문학운동을 해보겠다고 모인 사람들은 대학생들만 있었던 건 아니다. 모두 8명이었던 우리 모임에는 노동자 출신도 있었다. 그가 바로 진우형이다. 당시 그는 30대 초반으로 모임에서 가장 나이가 많아, 우리는 모두 그를 ‘형’이라고 불렀다. 진우형은 가난한 가정형편 때문에 초등학교를 졸업했을 뿐이다. 그는 공장에서 잔뼈가 굵어, ‘아이롱 기술자’라 불리는 다림질의 전문가가 되었다. 우리가 그를 만났을 때, 그는 첫 시집을 출간한 직후였다. 진우형은 자신의 개인적인 삶을 보편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