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야, 귀촌을 이야기하다: 내 생에 충분한 두 가지 가르침 붉고 노란 잎들의 향연이 아랫녘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소식을 들은 11월 초 어느 날. 나는 K와 함께 뱀사골을 찾았다. 며칠 전 뱀사골 인근 마을에서 단풍 축제가 열렸다더니, 아닌 게 아니라 산은 온갖 색깔로 염색한 천을 휘감은 채 우리를 맞았다. 하염없이 눈부신 그 자태 앞에서, 그런데 나는 왜 약간의 쑥스러움을 느꼈던 것일까. 품은 넉넉하고 속정은 깊을지언정 겉으로는 무뚝뚝하기만 한 사람이, 갑자기 고운 옷을 입고 나타나 다정하게 팔짱을 끼는 것 같아서였을까. 18년 전, 내 등을 떠민 욕망 ▲ 뱀사골 길을 걸으며 지리산이 내게 준 가르침을 떠올려 본다. 나 자신으로 존재한다는 것과 세상 속에서 산다는 것에 대하여. ©자야 그러고 보면 내가 ..
가정폭력피해자쉼터 ‘오래뜰’ 고미경 관장 인터뷰(하) [성폭력·가정폭력 등 여성폭력피해자들을 지원하는 쉼터를 소개하고 각 쉼터들이 직면한 고민을 활동가의 시선으로 섬세하게 조망해보는 기사를 월 1회 연재합니다. 필자 나랑님은 성폭력피해자보호시설인 ‘열림터’의 활동가입니다. 이 기사는 한국언론진흥재단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편집자 주] 쉼터 탐방 세 번째는 한국여성의전화 가정폭력피해자보호시설 ‘오래뜰’입니다. 고미경(단아) 선생님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 보았습니다. ▶ 기사에서 이어집니다. -쉼터들이 정부 지원을 받고 있는데, 정부 지원에 있어서 문제점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 3·8 세계여성의 날, 여성가족부 앞 '여성폭력피해자들의 개인정보 집적'에 반대하는 집회 © 한국성폭력상담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