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푸른들의 사진 에세이] 파꽃 입하(立夏)가 지났으니 아직 밭에 남아있는, 농민 속도 모르는 대파도 꽃을 금세 터트릴 것이다. 따뜻했던 지난 겨울을 보낸 채소들은 대부분 풍작이었다. 때문에 가격을 내려도 좀처럼 팔리지 않던 그것들은 간간이 팔리거나, 보다 못한 농민들에 의해 뽑히지도 못하고 흙과 함께 갈아졌다. 그리고 팔리지도 못하고 갈리지도 못한 것들은 밭에서 꽃을 피운다. ▲ '농민 속도 모르고' © [박푸른들의 사진 에세이] 파꽃 평당 12kg가 수확되어 한 관인 4kg에 6천500원~8천원에 팔릴 거라는 계산에 심겨진 어느 농민의 6백평 유기농 대파는 십분의 일도 채 팔리지 못했다. 대파를 팔아 밀린 농자재 비용과 품삯도 주고, 아이들도 키우고, 유기농업운동도 해야 하는데 날이 풀리고 꽃이 피니..
[죽음연습] 세월호 침몰 사고, 그 이후를 지켜보며 의 저자 이경신님의 ‘죽음연습’. 의료화된 사회에서 '좋은 죽음'이 가능한지 탐색 중이며, 잘 늙고 잘 죽는 것에 대한 생각을 나눕니다. ▣ 일다www.ildaro.com 세월호가 침몰한 지 한 달이란 시간이 흘렀다. 선체 1차 수색 작업이 완료되었다지만 아직도 생사를 알 수 없는 이가 20명이다. 기적을 바라는 노란 리본 “제일 견디기 힘든 건 아직 그 애를 찾을 수 있을지 모른다는 불확실성이야. 털끝만한 가능성일지라도 떨쳐버릴 수 없는 게 사실이지. 그래서 방황하게 되고, 단념하기로 마음먹기도 어려워지는 거야.” -로랑스 타르디외 (문학동네, 2008) 지난 4월 16일 아침, 여객선 세월호가 침몰되었다는 믿을 수 없는 소식이 전해졌다. 그 날 이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