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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으로 말하다

이주여성 당사자 활동가의 목소리①

그 여자들의 물결 일다 2010. 11. 6. 10:50
“활동가의 삶은 많은 것을 바꾸었죠” 
                                                                                                  <여성주의 저널 일다> 팜 티 검장 
 
 
[편집자 주] 일다는 대구이주여성인권센터와 함께 이주여성으로 이주여성을 지원하는 활동을 하고 있는 이주여성 당사자 활동가의 목소리를 싣습니다. 
 
 
▲ 한국생활 초기에는 말을 할 줄 몰라 혼자 항상 겁이 나고 사람들이 쳐다보는 것이 싫어서 외출을 피하기도 했다.     © 느티
 
저는 베트남에서 온 팜 티 검장입니다. 한국 온지 3년 반 되었습니다. 그 동안은 아이 키우고 한국 생활에 적응하느라 한국의 문화나 한국어를 배울 여유가 없었습니다.
 
이후 2009년부터 대구이주여성인권센터에서 다문화강사와 통역, 번역활동을 하게 되었습니다. 여러 가지 활동이 다 중요하지만 저와 같은 결혼이민자여성의 어려운 일을 도와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 또 보람 있는 일입니다. 저 역시 그 전까지는 한국 사회를 잘 알지 못 하고 계속 집에만 있으니 한국어도 공부해 본 적이 없었습니다.
 
말을 할 줄 모르는 것은 가장 불편한 일이었고 그러다보니 혼자 어디를 갈 때는 항상 겁이 나고 사람들이 쳐다보는 것이 싫어서 피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이주여성 활동가로 여러 가지 일을 하면서 제 인생의 너무나 많은 것이 바뀌게 되었습니다. 제 성격도 밝아졌고 긍정적으로 생각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베트남 문화를 전하는 다문화 강사로
 
이주여성은 외국인이니까 여러 문제가 생깁니다. 우선 문화차이, 생활방식, 풍습, 낯선 언어 등. 그러다보면 항상 오해가 많이 생기고 부부간의 갈등이나  식구들의 갈등이 점점 많아집니다.
 
그런 오해와 문제를 없애기 위해서 많은 다문화 이해 교육이 필요하고 다문화강사의 활동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다문화강사로 수업을 할 때는 그냥 평범한 베트남의 문화만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계획을 세웁니다. 예를 들면 저는 한국문화와 베트남 문화를 비교해서 얘기 할 때 제 강의를 듣는 사람들에게 오래 기억에 남을 수 있도록 노력합니다.
 
베트남이 어떤 나라인지, 어떤 사람들이 살고 있는지 어떤 방식으로 생활을 하고 있는지를 전달하는 것이 다문화수업입니다. 그리고 문화적인 차이를 단순히 말로만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에게 직접 전통의상을 입혀보거나 만져 볼 수 있게 수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전통의 음식들도 직접 만들어 봅니다. 수업을 통해 기억에 남을만한 것들을 체험하게 해 주는 다문화 수업을 하려고 지금도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쉽고 재미있게 배울 수 있는 ‘베트남어 배우기 프로그램’도 꼭 있어야 합니다. 신나고 재미있게 베트남의 전통동화와 동요도 배웁니다. 이런 것들이 특별하게 시선을 끌 수 있는 수업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진행하고 있는 다문화수업을 통해서 많은 사람들이 외국인들을 바라보는 시선을 조금이라도 바뀌게 하는 것이 저의 꿈입니다.
 
이주여성 상담을 하면서
 
저는 다문화강사뿐만 아니라 센터로 찾아오는 어려운 이주여성들이 도움을 요청할 때 적극적으로 도와주는 일을 합니다. 여러 가지 상담을 하다보면 대부분 이들의 문제가 가족들과 소통을 잘 못해서 오해가 많이 생겼거나 한국의 문화와 생활방식이 낯설어서 생기는 문제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아직까지 한국 사회는 남성과 여성이 평등하지 않습니다. 한국의 사회는 아직까지 남녀의 차이가 많다고 생각합니다. 여성을 동등하게 생각하지 않는 남성이 많습니다. 대부분 감정이 무딘 남자가 많고 항상 큰 소리를 치거나  뭐든지 상대방의 생각을 묻거나 이해하지 않고 “너희들은 가난한 나라에서 왔으니까, 내가 돈을 내서 사왔으니까 내 마음대로 한다.”라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그리고 생활비를 안 주거나 술을 자주 마시고 행패를 부리고 여성을 때리거나, 자주 폭력을 행사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어떤 남편이 여성을 심하게 때리고 큰 상처가 나게 했던 경우도 실제로 많았습니다. 특별히 제가 상담했던 사건들은 대부분 남편이 아내에게 심하게 폭력을 행사하는 문제였습니다. 뺨을 때리는 것은 물론, 주먹으로 팔과 머리 등을 때리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걸로 끝이 아니라 더 심하게 여성의 옆구리, 배, 가슴 등을 차거나 때리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는 7월 8일 결혼 일주일만에 남편에게 살해당한 故 탓티황옥씨를 추모하며 7월 20일 국가인권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
 
그중에서는 몇 건의 큰 사건도 있었습니다. 남편이 여성을 칼로 찔러서 숨지게 하기도 했습니다. 심하게 다친 경우도 있습니다.
 
부부갈등과 시부모님의 갈등도 이런 경우가 많습니다. 시부모님 모시고 같이 생활을 하면서 옛날처럼 사는 집도 있어서 시어머니께서 며느리가 마음이 안 든다며 바로 소리를 지르거나 무시를 합니다. 그뿐 아니라 이주여성이 가족과 싸울 때는 여성을 보고 “나가라” 라는 말을 자주 합니다. 여성이 갈 곳이 없다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피해 여성이 경찰서나 아는 친구들을 통해서 이주여성을 도와주는 센터나 안전하게 체류할 수 있는 곳에서 생활을 하면 남편들이 센터로 찾아와서 묻지도 않고 여성을 물건처럼 내놓으라고 욕을 하면서 행패도 부리고 협박과 여러 못된 행동을 하기도 합니다. 특히 베트남여성들이 한국인과 결혼 한 경우 대부분 농촌에 사는 경우가 많습니다. 외출도 어렵고 친구도 잘 없고 한국어도 공부할 수 없어서 어떤 사람은 아직까지 간단한 표현조차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면 한국에 오래 살면 한국말을 스스로 잘 하겠지 뭐 한국말 배울 필요 없다, 그냥 한국에 사니까 가족을 위해서 아이를 많이 낳으면 된다. 그리고 시댁 식구를 잘 모시면 된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용기를 내고 자신감을 갖기
 
저는 이주여성 활동가를 하다보니까 국제결혼 할 때는 먼저 교육을 받아야 되고, 만약에 국제결혼을 원하면 마음을 열고 외국과 한국이 어떤 차이가 있는지 알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남자들은 낯선 곳으로 온 여자들을  많이 이해하고, 모르는 것이 있으면 천천히 가르친다면 행복한 가정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남자들은 자기만 생각하고 상대방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듣지 않기 때문에 여러 문제가 생깁니다.
 
결혼을 해서 한국에 온 아내는 하녀처럼 집안 일만 돕는 사람이 아닙니다. 남편이 밖에서 돈은 벌기는 하지만 집에서 아내에게 함부로 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부부는 서로서로 관심을 가지고 도와주는 것이지, 서로에게 상처를 주는 사이는 아닐 것입니다. 그렇다면 불행한 부부이고 불행한 가정입니다. 저와 같은 이주여성들도 그동안 힘들었던 일이 많았겠지만 앞으로 잘 살기 위해서 더 많은 노력을 해야 할 것입니다. 그렇지만 그런 노력도 혼자하면 힘이 부족할 것 같습니다. 다 함께 힘을 내고 서로 돕는다면 무엇이든지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겁내지 말고 열등감도 갖지 말고 용기를 내면서 자신감을 갖고 함께 하면 잘 될 것입니다.
 
<이 기사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언론진흥기금지원을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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