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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日 여성들만의 농업법인 <야마가타 걸즈농장> 대표 나호코씨 
                                                                                         


▲ '걸즈농장'의 대표 나호코씨. '걸즈농장'은  농사를 짓고 싶어 모인 20대 여성 7명으로 구성된 농업법인이다.    © 아베 테츠야 
 
취업 6년차였던 2009년 4월, 나호코씨는 여자들만의 농장을 설립했다. 바로 구니타치팜(주) 야마가타 걸즈농장이다. 걸즈농장은 버찌 산지로 유명한 야마가타현 무라야마시에서 1.5헥타르의 논과 1헥타르의 밭을 경작한다. 논에서는 농약을 쓰지 않고 한방약으로 키우는 ‘한방미스트쌀’이 생산되고, 밭에는 알 굵고 색 선명한 토마토나 표주박 모양의 호박, 점보 피망 등 컬러풀하고 귀여운 야채들이 약 30종정도 자라고 있다.

걸즈농장은 첫해 두 명으로 시작했고, 이후 네 명을 더 채용해 현재 나호코씨 포함 일곱 명이 일하고 있다. 멤버들은 출신지도 제각각인 20대 여성들로, 나호코씨 외에는 농사경험도 거의 없다.
 
나호코씨는 걸즈농장을 시작할 때 처음 3년간은 적자를 각오하고 4년차부터 흑자를 목표로 했다. 지금은 주로, 설립 시에 지원을 해주었던 도쿄의 한 기업을 통해 채소를 상자단위로 판매하거나 계열점으로 출하를 하고 있다. 하지만 기업에 종속되지 않기 위해 지역에서의 판로로 확대해 나가고 있다. 올해부터는 가공업도 시작해 ‘야채의 맛을 잘 살린’ 푸딩을 도내에 있는 역 등에서 판매하고 있다.
 
나호코씨 집은 아버지가 농사를 짓고 어머니는 공무원으로 일하고 있는 겸업(兼業)농가다. (일본의 대다수의 농가들은 농업만으로는 자립할 수 없기 때문에 농업 이외의 소득을 통해 살아가는 겸업농가이다. 그 중 약 60%는 농업소득보다 많은 농외소득을 얻고 있다고 한다.-편집자주) 세 자매 중 막내로 교육심리학을 배우던 나호코씨가 농사를 직업으로 정한 것은 대학 3학년 때이다.
 
“교육실습을 나가기도 했는데, (사람들에게) 뭔가 다른 것을 전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어린이들에게는 더 실감나는 체험이 중요할 것 같기도 했고요.”
 
나호코씨는 어릴 적부터 살아있는 것들이나 자연을 접해온 자신의 경험을 돌아보았다. 그리고 “농사를 통해 자연과 접하는 치열함과 먹거리에 대해 감사함을 느낄 수 있는 활동을 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어머니만이 “너 답다”고 찬성했고, 아버지와 할머니, 할아버지는 “무슨 소릴 하느냐”는 반응이었다. 반대를 억지로 밀고 들어가 아버지와 함께 3년 간 일했다. 하지만 “소신 있게 농사를 지어도 잘 팔리지 않고, 소신이 평가받지도 못하는” 현실에 직면했다. 나호코씨는 “이것보다 더욱 보람을 느낄 수 있는 농사를 짓고 싶다”는 의지를 굳히게 되었다.
 
그러던 중 나호코씨는 농업청년들의 모임에서 한 실업가의 강연을 들었다. 그는 “생산자의 소신을 전하는 회사를 설립해, 생산자들이 직접 가격을 매겨 판매할 수 있는 유통체계를 만들자”고 이야기했다.
 
나호코 씨는 그의 생각에 공감하여 그를 찾아갔다. “이상적으로 그리고 있는 유통을 함께 만들어 나가고 싶다. 팀을 이루면 새로운 것이 가능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에서였다. 아버지와 함께 계속 농사를 지으면서, 한편으로 그 회사의 계약사원이 되어 야마가타의 좋은 농산물과 소신 있는 생산자를 소비자에게 연결해주는 역할을 맡았다.
 
그리고 드디어 걸즈농장을 설립했다. 농가의 뒤를 잇는 딸이 아니라 농업생산법인의 경영자로서 농업인이 되는 길을 선택한 것이다.
 
“아버지와 함께 일을 해도 주위에서는 저를 제몫을 하는 후계자로 봐주지 않았어요. 빨리 농가로 시집을 가라거나 신랑을 고르라는 둥, 나쁜 의미에서 ‘가족농업에 발이 묶였다’는 생각이 들었지요. 하지만, 현실적으로 아버지 없이 혼자서 계속할 만큼의 힘은 없었어요. 그래도 농사는 하고 싶은 사람이 해야 하고, 여성에게도 가능한 직업이라는 것을 보이고 싶었어요. 그래서 ‘농사짓고 싶은 여자, 모여라’했더니, 그런 여자들이 정말로 있었던 거지요!”
 
주변에서 “문외한들만 모여서 힘들지 않겠냐”는 소리를 들었다. 그러나 나호코씨는 ‘사람’을 키우고 있기에 걱정이 없다.
 
“숙련자와 비교하면 우리 사원들은 그들의 5분의1 몫 밖에 못해요. 하지만, 상품기획력이나 소비자의 의견에 민감한 부분은 숙련자보다 낫지요. 그 파워를 잘 살리면 재미있는 일을 할 수 있을 겁니다. 2년차가 되니 제법 일도 잘 해서, 내년 모내기 때는 내가 직접 이앙기를 타지 않아도 될 것 같아요.”
 
아침과 점심 식사는 ‘금방 거둔 야채’로 모두 함께 먹는다. 음식점 사업도 구상하고 있어 사원 중 한명이 음식점에서 연수를 받고 있기도 하다. 나호코씨는 “야채 본래의 맛을 느낄 수 있는 레스토랑이나 여성들이 차를 마시며 건강해질 수 있는 카페를 구상 중이다. 그런 제안이 실현되면 좋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같은 생각을 가진 동료가 없으면 앞으로의 발전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아버지와 일했던 3년간 배웠다. 손님에게 직접 판매나 규격 외의 야채를 활용한 가공작업을 하고 싶어도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에는 한계가 있었다. 그 점은 가족농업의 한계이기도 했다. 나아가 ‘가족끼리는 겨우 먹고 살 수 있을 정도’의 농사는 ‘산업이 아니’라고 나호코 씨는 생각한다. 그래서 걸즈 농장도 “수익이 나지 않으면 문 닫을 각오”로 하고 있다.
 
1992년 일본은 농림수산성이 농업경영의 법인화 추진을 내세우고, 작년에 마침내 전후 처음으로 농지 이용권(임차권)이 원칙적으로 자유가 되었다. 농업법인은 증가추세지만, 여전히 농업경영체의 97%가 자영농가다. 걸즈농장이 뿌린 씨앗이 일본농업이 오랫동안 겪어온 질곡으로부터 가족농업과 여성농업인을 해방시킬 수 있을지 기대를 갖고 지켜보고 싶다. (일다 / 스즈키 교코)
 
걸즈농장 블로그 http://kf-mono.jugem.jp
 
※ 이 기사는 <일다>와 제휴 관계를 맺고 있는 일본의 여성언론 <페민>에서 제공한 9월 5일자 기사입니다. 고주영님이 번역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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