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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베트의 평화를 지원하는 카페 한국서 2호점 오픈 
 
서울의 옛 정취가 남아있는 한적한 사직동 작은 골목 한편 ‘사직동, 그 가게’라는 소박한 간판을 단 작은 까페 한 곳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가게 안에는 지갑, 스카프, 공책 등의 알록달록한 수공예품이 놓여 있다. 유심히 들여다보지 않으면 그저 이국적 정취의 물건들을 파는 가게로 보일 수도 있지만, 이곳은 티베트 난민들의 평화운동을 알리고 동참하기 위해 마련된 특별한 소통의 공간이다.
 
티베트 난민의 삶 지원하는 비정부기구 록빠   
 
▲ 티베트 난민들의 평화운동을 알리고 동참하기 위해 마련된 특별한 소통의 공간 <사직동, 그 가게>. 인도 다람살라에 위치한 비정부기구 '록빠'의 카페 2호점으로, 티베트 난민 여성들이 만든 수공예품을 판매한다. 

 
‘사직동, 그 가게’를 소개하려면, 인도 다람살라에 있는 비정부기구인 ‘록빠(Rogpa)’에 대해 먼저 이야기해야 한다. 다람살라는 현재 티베트의 망명정부가 위치하고 있는 곳으로 국경을 넘어 이주해 온 티베트 난민들이 정착해 살고 있다.
 
록빠(Rogpa)는 티베트어로 ‘같은 길을 함께 가는 친구’라는 뜻으로 한국 여성인 ‘뻬마(한국이름 남현주)’씨가 설립했다. 티베트 난민들의 사회적, 경제적, 문화적 자립을 지원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현재 록빠가 중점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사업은 크게 무료 탁아소와 여성들의 수공예 작업장이다. 무료 탁아소는 경제적으로 힘든 티베트 난민 부모들이 마음 놓고 직업 활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지난 2005년에 설립하였다. 탁아소 운영에 필요한 재원은 록빠 후원금 및 여러 가지 기금 마련 행사를 통해 충당한다.
 
탁아소의 궁극적인 목적이 부모들의 경제적 자립을 지원하는 것인 만큼, 일을 하지 않는 사람들은 아이를 맡길 수 없다고 한다. 또한 탁아소의 부모들은 일방적으로 도움을 받는 것이 아니라, 탁아소 청소, 바자회 주최 등의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함으로써 공동체의 일원으로 역할을 수행한다. 현재 탁아소에는 3세 미만의 영유아 40명이 티베트인 보모 및 세계 각국의 자원활동가들과 함께 생활하고 있다.
 
사회 전반적으로 불안정한 망명정부에서 사회적 소수자인 여성들의 삶은 더욱 가혹하기 마련이다. 지난 2008년 4월 티베트 사태로 시위가 한창일 때, 탁아소 엄마들 중 몇몇은 도저히 일자리를 찾을 수 없는 상태에 이르렀다. 생계의 위협을 직면한 이 여성들은 탁아소 공부방을 빌려 재봉틀 두 대를 놓고 수공예 작업장을 시작했다. 이렇게 시작된 ‘록빠 여성 수공예 작업장’에서는 현재 9명의 여성이 가방, 지갑, 앞치마, 팔찌, 노트 등을 생산하고 있다.
 
‘여성 수공예 작업장’에서 일하는 여성들 중 상당수는 지역 내에서도 소외받는 ‘싱글맘’들이다. 이 여성들의 자존감을 높이고, 경제적/정치적 지위를 개선하기 위해, 작업장에서는 직업훈련이외에도 여성 공동체적 원리와 가치를 살릴 수 있는 문화 교육도 병행하고 있다.
 
평화를 기원하고 문화를 나누는 소통의 공간 
 
▲ <사직동, 그 가게>에서 판매되고 있는 록빠 여성 작업장에서 생산된 수공예품. 수익금은 모두 록빠활동을 위한 후원금으로 사용된다. 

 
록빠에서 자원활동을 했던 많은 사람들은 한국에 돌아와서도 다람살라를 잊지 못했다고 한다. 이들은 티베트 난민들의 평화운동을 지지하고 록빠의 활동에 지속적으로 참여하고자 한국 록빠를 결성하였고, 지난 5월 15일에 보다 안정적인 활동 공간을 마련하기 위해 ‘사직동, 그 가게’를 오픈하였다.
 
“‘사직동, 그 가게’는 록빠 자원활동가들이 모일 수 있는 공간이자 평화와 문화를 위한 소통의 공간이에요. 다람살라에 있는 록빠 카페 및 가게가 1호점이고, 여기가 2호점 이지요” 오랜 기간 동안 록빠의 자원활동가로 일하고 있는 오은영씨는 ‘사직동, 그 가게’를 티베트 독립운동을 비롯한 다양한 평화운동을 모색하고 실천하는 장으로 만들고 싶다고 한다.
 
‘사직동, 그 가게’는 현재 2명의 매니저와 12명의 자원활동가들이 참여하여 운영하고 있다. 이들은 직접 짜이(차)와 간단한 음식을 만들어 판매하며, 매주 금요일에는 새로운 메뉴를 위한 아이디어 회의까지 한다. 블로그를 통해 가게를 운영할 자원활동가들을 모집했는데 참여자들이 많았다고 한다. 신청해 놓고 대기 중인 사람들도 꽤 있다고.
 
가게 한 쪽에서는 록빠 여성 수공예 작업장에서 생산된 물품들을 판매하고 있다. 의미 있는 생산품을 직접 소비자에게 연결시켜주는 일종의 공정무역가게인 셈이다. 가게에서 판매되는 식음료와 수공예품의 수익은 모두 록빠 활동을 위한 후원금으로 사용된다.
 
이외에도 록빠는 매년 한국에서 “피스 티베트 팽창전”을 개최하여, 티베트 관련 다큐멘터리 상영, 전통 공연, 워크샵 등을 개최하고 있다. 아직 구체적인 일정을 잡지는 않았지만, 올해도 가을쯤에 프로젝트를 진행할 예정이다.
 
티베트 문화 이해하고 록빠도 지원하는 다양한 워크샵 
 
▲ <사직동, 그 가게>에서는 다양한 문화워크샵이 열린다. 사진은 다람살라에 있는 여성작업장에 새로운 제품의 디자인을 지원하기 위해 진행된 '티베트 인형 나눔' 모임. 

 
주말이 되면 ‘사직동, 그 가게’는 항상 사람들로 북적거린다. 록빠를 지원하고 티베트 문화를 이해하기 위한 다양한 문화워크샵이 열리기 때문이다. 그 동안 진행된 프로그램만 해도 티베트 인형 만들기, 팔찌 만들기, 멜로디 잔치, 인도 요리 워크샵 등 꽤 다양하다.
 
이 워크샵들은 모두 록빠에서 활용할 수 있는 자원 및 프로그램을 개발하기 위해 기획되었다. 예를 들어, 지난 6월 한 달간 진행된 ‘티베트 인형 나눔’ 모임은 다람살라에 있는 ‘록빠 여성 작업장’에 새로운 제품의 디자인을 지원하기 위한 것이었다. ‘사직동, 그 가게’ 가 일종의 신제품 개발실이 된 셈이다.
 
최근 록빠는 다람살라에 티베트 난민 어린이들을 위한 도서관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무료 탁아소에서 돌볼 수 없는 3세~12세 미만의 아동들이 함께 모여 공부도 하고 다양한 문화 활동을 경험하도록 하기 위해서다. 현재 약 200권의 책이 구비되었지만, 티베트어 책도 프로그램도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이를 위해 ‘사직동, 그 가게’에서는 7월 첫째 주부터 매주 일요일에 ‘록빠 문화 프로그램 워크샵’을 진행하고 있다. 워크샵을 통해 도서관에서 실행할 환경/평화/예술/지역과 관련된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책과 기금 마련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또한, 티베트어 동화책이 거의 전무한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출판 프로젝트까지도 고민하고 있다.
 
작지만 늘 일을 벌이고 싶어 하는 ‘사직동, 그 가게’는 보다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서 뜻을 함께하고 즐겁게 활동하길 희망한다.
 
“티베트 난민의 삶을 지원하는데 동참할 수 있는 방법은 다양합니다. 록빠 홈페이지에 가서 탁아소 및 작업장 운영을 위한 후원금을 내실 수도 있고, ‘사직동, 그 가게’ 블로그에 공지하는 여러 자원 활동에 참여하실 수 있어요. 무엇보다도 디자인이나, 음악, 각종 만들기 기술 등을 보유한 사람들의 ‘재능후원’을 환영합니다. 관심 있으신 분들은 아무 때나 ‘사직동, 그 가게’에 방문해 주세요.”
 
까페 매니저 임태영씨와 남지연 씨가 한 목소리로 말한다. 티베트 난민 문제를 다양한 방법으로 소통하고 풀어나가고자 하는 록빠와 ‘사직동, 그 가게.’ 이들이 견고하게 성장하여 우리 사회에서 더욱 큰 목소리를 내기를 기대해 본다.
 
<'가난' 하면 빠지지 않는 나라 인도. 그런 곳으로 죽자 사자 히말라야를 넘어 올 수밖에 없었던 티베트 사람들. 얼굴색도, 말도, 음식도 뭐 하나 비슷하게 없는 나라로 와서 망명정부를 세우고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들.
나라를 잃었지만 나라를 빼앗은 자들을 미워하지 않겠다는 사람들. 비폭력, 평화로운 방법으로 나라를 되찾을 수 있다고 믿는 사람들.
티벳과 티벳인들을 돕는 것은 세상에 평화가 있음을 증명하는 일입니다.>


-록빠 홈페이지에 올라와 있는 빼마의 글 중-
 
이해미 / 여성주의 저널 일다
록빠 홈페이지
http://www.rogpa.com
사직동, 그 가게 블로그 http://blog.naver.com/rogpasho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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