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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에는 승찬이, 민규, 현지, 수빈이와 <창의성 연습> 중 “무엇에 주목합니까?”를 공부했다.

우리는 문제를 풀어나갈 때 모든 것에 집중할 수는 없다. 여러 가지 요소 중 한 가지에 주목하면서 풀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그래서 문제해결을 위해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것은 무엇인지, 그것들 가운데 어떤 것에 주목할 것인지, 또 그것을 토대로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 나갈 것인지를 아이들과 연습을 해보고 있다.

 
당신은 무엇에 주목합니까?
 
우선, 중요한 사항들을 고르는 연습을 먼저 몇 차례 해보았다. 그 중 <생일파티를 하려고 한다. 무엇을 생각해야 할까?> 라는 질문에, 아이들은 여러 가지 중요한 점들을 발표했다.
 
케이크를 사야 하는가? 친구를 몇 명 초대할까? 파티음식이 아이들 입맛에 잘 맞는지. 집에서 화려하게 할지, 음식점에서 그냥 할지. 초대한 친구의 성격이 착한지 안 착한지. 파티 때 먹을 음식의 종류는 무엇으로 할 것인가? 파티장을 어떻게 꾸밀 것인가? 파티 하는데 돈은 많이 들 것인가?
 
또 이어서, <방학계획표를 세우기에 앞서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것은 무엇이 있는가?>에 대해 대답해보라고 했다.
 
지킬 수 있는 계획을 세운다. 하루 일과 공부를 하는 시간은 얼마나 세울 것인가? 방학 때의 목표를 어떻게 정할 것인가? 어떤 공부를 더 열심히 해야 하나? 너무 많이 노는 것은 아닌가? 너무 늦게 자는 것은 아닌가? 등등, 중요한 점들을 많이 찾아냈다.
 
이제, 본격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차례이다. 이를 위한 첫 문제는 <개를 잃어버린 친구가 여러분에게 개를 찾아달라고 합니다. 무엇에 주목해, 어떻게 개를 찾겠습니까?>였다.
 
현지는 ‘개가 특별히 좋아하는 것’을 주목하면서, 다음과 같은 해결책을 제시했다. “기둥 밑이나 학교 등나무 아래에 그 강아지가 좋아하는 물건이나 음식을 두어 유인한다. 물론 그 위에 CCTV를 달아놓고 그 화면을 보며 찾아 다닌다. CCTV 화면은 주인과 주인이 도움을 청한 여러 사람들의 시계에 나오도록 되어 있다.”
 
또 민규는 ‘개의 성격’을 주목해 “개의 성격이 내성적이라면 개가 가만히 있을 것이고, 사람을 좋아하는 성격이라면 사람이 많은 곳에 있을 것이다. 아님, 활발한 성격이라면 동물 찾기 119에 부탁해 찾는다”고 발표했다.
 
다음 <친구가 뚱뚱한데도 과식하는 습관을 버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친구를 도와 그의 나쁜 습관을 고칠 수 있도록 하겠습니까?> 문제에 대해, 수빈이가 주목하는 것은 ‘운동을 하는가, 하지 않는가?’ 였다. 수빈이는 “친구가 운동을 하지 않고 먹고 누워서 뒹굴기만 한다면, 매일 식후 30분에 운동을 위해 친구를 불러내 달리기, 줄넘기를 각각 30분씩 시켜서 살을 빼도록 하겠다”는 해결방법을 제시했다.
 
승찬이는 ‘밤에 과식을 하는가?’에 주목했다. 그리고 제시한 해결책은 다음과 같다. “밤에 과식을 하면 쉽게 살이 찌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만일 밤에 과식을 한다면 내가 그 음식들을 가져와서 먹을 것이다.”
 
창의적이지만 방법이 좋지 않은 해결책이라면…
 
이제 마지막 문제가 남았다. <선생님이 모범생이고 공부도 잘하는 ‘나래’만 예뻐합니다. 어떻게 선생님이 아이들을 공평하게 사랑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까?> 질문했다.
 
민규와 현지는 ‘나래를 제외한 다른 아이들의 성적’에 주목해, “아이들의 성적이 나래의 성적보다 떨어진다면, 아이들이 나래보다 열심히 해서 성적을 더 많이 높인다. 그러면 선생님도 학생들을 모두 예뻐하실 것이다”라고 대답했다.
 
또 수빈이는 ‘편지’에 주목한단다. 그리고 생각한 해결책은 다음과 같다. “나래를 제외하고 나래네 반 아이들이 일반연습 종이에다가 다 한마디씩 쓴다. 예를 들어서 ‘선생님은 나래만 좋아해’, ‘야, 선생님 나쁘지 않냐?’라든지 이런 것들을 써서 선생님 자리에 자연스럽게 떨어뜨려 놓는다. 그것을 본 선생님은 아이들의 불만을 알고 모두 다 나래처럼 예뻐해 주실 것이다.”
 
그런데 이에 대한 승찬이의 해결책은 문제가 될 만했다. 그는 ‘나래의 비밀’에 주목해, “나래의 비밀을 선생님께 말할 것이다. 만약에 나래의 비밀이 다른 사람들에게 잘 보이는 것과 반대되는 것이면, 담임선생님도 나래가 그런 비밀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고 나래만 좋아하지 않을 것”이라고 해결책을 제시했다.
 
방법이 좋지 않은 해결책에 대해서는 난 매우 적극적으로 문제를 삼고 나선다. “남의 약점이나 비밀을 폭로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과연 잘하는 걸까?” 하고. 내 질문에 아이들은 ‘나래가 숨기고 싶은 것이었는데, 그것이 밝혀지면 너무 슬퍼 학교생활을 잘 하지 못할 수도 있고, 그걸로 인해 친구들로부터 왕따를 당할 수도 있다’며, 좋지 않은 방법이라고 입을 모았다. 승찬이도 친구들의 의견에 수긍하는 모습이었다.
 
항상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내올 때는 그것이 얼마나 좋은 방법인지 고민하게 한다. 재기발랄하고 창의적인 아이디어일지라도 그것이 폭력적이거나 남을 속이는 것이라면, 진정으로 훌륭한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걸 아이들에게 심어주기 위해 애쓰고 있다. 다른 많은 아이들이 그렇듯이 승찬이도 다음 시간부터는 이 점을 꼭 기억하면서 좋은 해결책을 제시하려고 애쓸 것이다.
 
배운 것을 바탕으로, 아이들이 어떤 문제에 부딪쳤을 때 중요한 점을 잘 찾아내, 자기가 무엇에 주목할 것인지 좀더 신중하게 선택해서, 창의적이고 똑똑한 해결책을 찾을 수 있길 바란다. 
(※ 교육일기에 등장하는 아이들의 이름은 가명입니다.)  

정인진의 교육일기여성주의 저널 일  [교육일기] 체벌에 대한 아이들의 생각 들여다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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