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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친구
이두나의 Every person in Seoul (15) 늘 곁에 있어주는
※ 도시에서 나고 자랐지만 인간과 자연, 동물이 더불어 조화롭게 사는 세상을 꿈꾸며 그림을 그리는 일러스트레이터. 현재 비주얼 에이드visual aids 관련 일을 하고 있습니다. [작가 소개]
▶ [내 친구] © 이두나의 Every person in Seoul
그립던 친구를 만났다. 이렇게 말하면 몇 해 만에 보는 것 같지만, 우린 겨우 한두 달 만에 만나는 거다. 그런데도 그렇게 그립다.
초등학교 때 반 아이들 중에서 가장 독서량이 적어 혼이 났던 나와는 다르게, 그녀는 다독하는 아이였으며 <목마와 숙녀>라는 박인환 시를 처음으로 알게 해준 친구다. 남자 앞에서는 많이 수줍어하는 지금과 달리(그녀는 현재 싱글이다), 초등학교 때 반 여자아이들을 괴롭히는 남자아이들에게 적극적으로 대항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하였다.
머리카락 싸움으로는 단연 그녀가 최고였다. 가요를 그녀에게서 처음 배웠던 걸 보면, 어떤 일이나 사상에서 나보다 한참 앞서 있었다. 글을 쓰는 것을 좋아하던 그녀 덕에 가장 많은 편지를 주고 받은 친구이기도 하다. 그 편지들은 내가 아주 자랑스러워하는 부분이다.
마음이 아플 때면 언제든지 그녀 앞에서 가슴을 쾅쾅 치며 울고 싶다. 그렇게 늘 나의 뒤에 있어주는 친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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