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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부부의 뒷모습
이두나의 Every person in Seoul (10) 삶의 수고스러움
※ 도시에서 나고 자랐지만 인간과 자연, 동물이 더불어 조화롭게 사는 세상을 꿈꾸며 그림을 그리는 일러스트레이터. 현재 비주얼 에이드visual aids 관련 일을 하고 있습니다. [작가 소개]
▲ [노부부의 뒷모습] © 이두나의 Every person in Seoul
내게 있어서는 한 파트너와 몇 십 년 동안 함께 사는 것은 경이로운 일인 것 같다. 나이가 들면서 주변에는 헤어지는 부부도 많고, 다시 새로운 파트너와 만나 결혼하는 경우도 많이 보게 되었다.
우리 부부도 벌써 결혼한 지 3년 반이나 지났는데, 주말부부 치고는 싸우는 회수가 적진 않았다. 일주일 동안 못했던 대화 속 언쟁은 주말에 고스란히 드러났다. 한번 느낀 감정은 절대 없어지지 않는다.
우리의 주된 언쟁은 살아가는 데 있어서의 수고스러움에 대한 것이었다. 결혼 전 내가 크게 착각하고 있었던 것이 있는데, 그건 ‘편한 것이 행복이다’라는 생각이다. 물론 지금도 이 주제는 나의 화두이기는 하나, 배우자와 함께 하는 삶 속에서 많이 깨졌고 다시 찾기를 반복하고 있다.
겨울 밤 시골에서는 낮에 부지런히 움직여 땔감을 만들어 놓지 않으면 추위에 오돌오돌 떨어야 하듯, 어떤 일이든 수고스러움이 따른다. 그런 과정에서 서로의 변하는 모습에 책임감도 느끼기 시작한다.
버스 안, 육십이 훨씬 넘어 보이는 두 부부의 뒷모습은 무척 닮아 있었다. 많은 세월 수고스러움을 함께한 그들의 모습이 아름답게 보이는 월요일 아침이다. ▣ 이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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