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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으로 말하다

한 산부인과 의사의 견해를 듣고

그 여자들의 물결 일다 2008. 10. 4. 13:11

여성의 몸이 불쌍하다는 산부인과 의사 

 

 

여성의 몸과 산부인과 병원은 많은 연관을 갖고 있다. 어렸을 땐 출산과 관련한 것만 떠올렸지만, 이제 많은 ‘여성질환’이라 불리는 질병들을 산부인과에서 진료한다는 걸 알게 됐고 어떤 병원들은 성교육도 실시하는 걸 봤다. 특히 요즘은 산부인과들이 보다 많은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서 십대들에게 손을 뻗치고 있다.

 

어떤 면에선 긍정적이다. 예전엔 순결 이데올로기와 낙태 시술 같은 이유로 산부인과 병원에 대한 이미지 자체가 안 좋아서 혼전의 여성은 산부인과에 대해 무지하거나 무서워하는 경향이 있었다. 그러나 어릴 때부터 몸의 생리나 건강에 신경을 쓰고 몸에 이상증세가 나타났을 때 즉시 진찰을 받는 자세를 갖는 것은 개인적으로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허나 현재 관련업계라고 할 수 있는 분야에서 종사하면서, 그리고 ‘여성’으로서, 산부인과에서 과히 여성들의 몸을 한 인격체의 그것으로 존중하지는 않는다는 생각이 든다. 불쾌한 산부인과 경험이 있는 여성이라면 동의할 것이다.


의사가 위압적으로 나오거나, 제대로 설명해주지 않거나, 혹은 환자의 말을 제대로 들어주지 않거나, 몸을 함부로 대하는 느낌을 주는 경우는 비단 산부인과만의 문제는 아니다. 그리고 병원환경이 조금씩 나아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부인병’이나 출산 등을 다루는 산부인과에선 과도한 제왕절개술에서 볼 수 있듯이 위험한 시술을 아무렇지 않게 다반사로 하며, 과학적인 최근 연구들도 돈 되지 않으면 빠르게 받아들이지 않은 채 기존의 방식을 고수하는 경향이 있다. 그리고 임신뿐 아니라 많은 부인과 질환에서 ‘성관계’ 유무와의 관련성을 이유로 의사가 환자와 임산부들을 불쾌하게 만드는 언사를 하는 경우들도 있다.

 

최근에 한 산부인과 의사와 만나서 개인적으로 이야기를 나눌 일이 생겼다. 남자 의사였는데, 대화를 시작할 땐 어쩌면 이 사람이 나보다 내 몸에 대해 더 잘 알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해당 분야에 궁금한 점들을 묻고 싶었다. 다짜고짜 그런 질문을 하는 건 예의가 아니라는 생각에, “힘드시죠? 산부인과 일이요.” 이렇게 운을 뗐다.

 

그랬더니 이 의사가 자기 하는 일에 대해 열심히 설명을 늘어놓으면서 결론적으로 “여자들 몸은 참 불쌍하다”고 말하는 것이었다. 여자 몸이 불쌍하다니, 뭐라고 설명하나 들어봤더니, 그는 임신을 하고 출산을 하는 몸에 대해서 정말 가엾게 바라보고 있었다. 산부인과 의사가 여성의 몸을 불쌍하게 여기다니, 게다가 그 말을 여성인 내 앞에서 하는 것을 보며 불쾌감이 느껴졌다.

 

여성이 임신, 출산을 하기 때문에 겪게 되는 어려움에 대해서, 남자에 비해 상대적으로 근력이 약하기 때문에 겪게 되는 어려움에 대해서, 성폭력 위협을 받기 때문에 겪게 되는 어려움에 대해서, 내가 그 의사보다 훨씬 더 많이 알고 있지만 한 번도 그렇기 때문에 여성의 몸이 불쌍하다고 생각해 본 적은 없었다. 하물며 산부인과 의사가 그렇게 생각한다는 것은 충격적이었다.

 

그의 말이 나에게 불쾌하게 다가왔던 이유를 생각해보니, 가장 근접한 설명은 그가 남자인 자신보다 여자를 신체적으로 비하하고 있었기 때문인 것 같다. 월경을 하고 임신을 하고 출산을 하는 사람의 몸을, 그런 기능을 하지 않는 사람의 몸보다 낮게 평가하고 있다는 점이 나를 기분 나쁘게 만든 것이다. 여성의 몸을 불쌍하다고 생각하는 의사가 병원을 찾는 여성들을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고 어떻게 대할까.

 

사실은 현대의학이 인간을 기계처럼 바라보고 있다는 지적은 상당 부분 일리가 있다. 그런데 산부인과 쪽은 더욱 심각한 것 같다. 문제가 있으면 기계식으로 뜯어 고칠 뿐 아니라, 인간의 생리 자체를 질환이나 장애로 보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임신과 출산의 기능을 하는 몸에 대해 불쌍하다고 평가하는 그런 태도를 의료인이 갖고 있다는 것이 이를 보여주는 사례가 아닌가 한다.

▣ 최지현 www.ildar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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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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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로필사진 ... 그림 무서움 2008.10.26 22:00
  • 프로필사진 하하 분명 여성이 아이를 잉태하고 출산을 하는건 힘들고 숭고하고 중요한 일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그걸 특권으로 생각하거나 그걸로 어떤 이익을 기대하는 투로 생각하는건 웃긴다. 아이를 낳기 싫음 낳지말라 누가 걍요하나? 남편 시부모가 어떤식으로든 기대 내지는 강요하기 떔에 본인의 의사와 관계없이 남에 의해 출산을 강요받는다...??? 웃기는 일이지..출산이 정 싫으면 이혼을 하든가...결혼을 하지 말든가...결혼 그리고 출산...자연스런 일이 아닌가??? 자연스러운 일에 가치를 부여하고 거기에 찌질거리는 남성 여성들을 보면 정말 바보같다는 생각이 든다. 왜??? 결혼을 하지 않으면 되는거 아닌가? 간단한 문제를 가지고 별의 별 변명과 갖잖은 이유를 대는거 보면...피식~~~ 2008.10.26 22:18
  • 프로필사진 지나가다가 나참...
    의사가 한말에 어디가 비하로 들렸는지요?

    님의 주관적인 얘길 가지고서는 오해의 소지가 다분합니다.

    여자의 몸이 불쌍하다는건 어디까지나 남자에 비해서 입니다.

    여자의 몸이 남자에 비해 불쌍하다는 얘기인데..

    결국 여자의 몸이 남자의 몸보다 생물학적으로 힘들다는 얘기인데

    스스로 여자의 몸을 비하 했다고 할까요?

    생물학적인 문제인 산부인과 의사에게 스스로 질문을 던지곤

    답변의 해석은 굳이 사회적인 문제를 끌여당겨 받아들여놓고 혼자 불쾌하다고하면

    이 무슨 해괴한 짓입니까?

    물론 아다르고 어 다른게 말이고 대화 주체의 느낌은 두 당사자가 아니므로 모르겠지만

    위의 글로만 봐서는 전혀 문제점을 알수가 없군요..
    2008.10.26 22:30
  • 프로필사진 의사는 실력이 우선이지만, 유독 산부인과 의사는 태도가 어떤지를 살펴보게 되지요.. 2008.10.26 22:41
  • 프로필사진 se 여자 몸이 불쌍하긴 뭐가 불쌍해..
    평소에 그런 생각 가지고 있으니까 병원에서 쉽게 자궁 떼어내라 하는 거 아닌가??.. 다 소용이 있고 소중한 게 몸인데..
    2008.10.26 23:16
  • 프로필사진 비밀댓글입니다 2008.10.26 23:22
  • 프로필사진 양지 여성의 몸은 불쌍한게 아니라 불편한거죠..
    하나님께서 사람의 몸을 만들 때
    여성에게는 아름다움을 주셨고 남성에게는 강인함을 주셨으니까요.

    그렇기때문에 우리는 연약한 몸을 가진 여성...을 더 존중해줘야 하는 겁니다.
    여성이 잘나서가 아니라 남성보다 연약한 육체기 때문에 조심해서 대해야 하는것이죠..
    동물도....암컷은 더 소중히....특히 임신한 동물에게는 더욱더 조심히...잘대해줘야 하는겁니다.
    말못하는 동물이라 해서 출산의 고통을 못느끼는게 절대 아니거든요..
    동물들도 출산할때 느끼는 고통은 사람과 맞먹는다고 했습니다..
    인간은 비명이나 지르지만 동물은 비명도 못지르면서 괴로와합니다..

    사람과 동물을 비교하자면
    사람은 상대적으로 약하고 힘없고 말도 못하는 동물을 지켜주고 보호해 줘야 하는것이고요..
    남자와 여자를 비교하자면 육체적으로 힘이 약한 여자를 조심해 대해야 하는것이구요..
    젊은 사람과 늙은 사람을 비교하자면 힘없는 어르신들을 더 존중해야 하는것입니다..

    이게 살아가는 법칙입니다.
    2008.10.26 23:32
  • 프로필사진 life 그 의사가 한 말을 너무 민감하게 받아 들인 게 아닐지요. 그렇다면, 남자들은 전립선암이나 임포턴트라든지 그런 걸로 인해서 불쌍하죠. 더욱이 한국사회에서 남성이 가지는 의미는 서양에 비해 더욱 강조되어있는데요. 어디다 말할 수도 없는데요. 있는 그대로 액면으로 받아 들이면 될 것 같아요. 자신의 몸을 더욱 잘 알면 좋을 것 같아요.과학적으로요. 비상식적이나, 사이비민간요법으로 말고요. 2008.10.27 00:22
  • 프로필사진 민석기 근데 의상의 입장에서 객관적으로 생각하여 보면 환자를 인격체로서 또는 여성으로 받아들인다면 정확한 진단을 할수 있을까요?
    의사는 어쩔수 없는 의사입니다.그렇다고 모든 사람을 환자로 보는것은 아닙니다.
    의사는 진찰실에서 만큼은 여성을 여성으로서 보는게 아니고 환자로서 보아야 합니다.
    2008.10.27 02:29
  • 프로필사진 나는 여자다 군대...

    여자가 평생 80살 까지 산다고 치면, 갱년기빼고도 계산한 시간과
    남자 군대가는 시간을 빼면 여자쪽이 남는다.......

    생리하는 시간만 쳐도 여자가 훨씬 뛰어넘는다.
    기본적으로 여자는 생리를 깔고 그위에 출산을 한다.
    아무튼 이건, 말도 안되는 비교니까 넘어가고,,


    내가 하고 싶은 말은
    당신은 마초건 일반남자건 싫어라한다는 패미니스트 맞다
    장애인보러 "저는 장애인을 기본적으로 불쌍하다고 생각해요"
    라고 한마디했다고 그 장애인이 장애인권운동가라서 이런 글을 썼다고 생각해보자..


    이건뭐..

    열등감의 표현이라고 밖에 보여지지 않겠는가??????

    당신은 지금 열폭하는 페미니스트의 단면을 보여준다.........................


    당신의 마음부터 열어보아라..

    단 한마디로 모든걸 평가하는 무서운 세상

    무서워서 장애인 불쌍하다는 소리 한번 하겠는가??
    2008.10.27 02:37
  • 프로필사진 oz 저는 여성으로서 글쓴이의 의도를 분명히 이해했고 동감했습니다.
    의사라면 게다가 산부인과 의사라면 여성의 몸에 대해 복잡한 기능과 고통이 수반된다는 이유로 불쌍하다라는 생각으로 접근하는 것은 분명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여성의 몸은 남성과 다른것이지 열등하거나 불쌍한 존재가 아닙니다. 동정은 우월한 존재(혹은 그렇게 생각하는 존재)가 열등하다고 여기는 존재에 대한 감정이고 이는 공감이나 이해와는 전혀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남, 녀를 떠나 자신의 성에 대한 자부심과 정체성이 분명한 사람에게 불쌍하다라는 표현은 분명히 불쾌한 언사이며 글쓴이가 느꼈을 당혹감과 복잡한 심정을 충분히 느낄 수 있습니다.
    여성의 몸이 약하고 출산등의 고통으로 쇠약해지는 것을 대부분의 여성들은 감내하고 자신의 삶안에서 균형을 찾아갑니다. 잉태와 고통 후에 오는 축복과 여성으로서의 성적 도약이 분명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정작 고통을 주는 출산에 따른 육아나 사회, 경제적 도태등의 사회 구조적인 문제와 오랜 편견은 당연시 되고 그저 여성은 불리하고 불쌍하다고 여기는 것은 잘못된 시각이라고 봅니다. 여성, 남성을 떠나 자신의 성이 다르다는 이유로 동정 받지 않고 스스로 당당하게 소중히 할 수 있는 분위기가 형성됬으면 좋겠네요..
    2008.10.27 02:53
  • 프로필사진 흠,, 과잉해서인거같네요,,
    그냥,,산부인과의사인만큼 못벌것도 보고 주로 아픈 환자를 상대해서,,한 말인거같은데,,
    비하라니,,,평소에 의사에 대해 별루 안좋은감정을 가지고 계셨나보네요,,
    여자입장에서 그런말 과히 듣기 좋지는 않지만,, 섵불리 과대해석하신게 아닌가하네요,,
    글수준이좀그렇습니다,,
    2008.10.27 07:01
  • 프로필사진 -_- 그럼 애낳느라 10달동안 그 무거운걸 들고다니고, 몸 붓고, 성기를 찢고, 심지어는 죽기도 하는데 그게 안불쌍한가요? 그리고 애 한번 낳으면 머리나빠지고 몸에서 칼슘은 다 빠져나가고 가슴은 쳐지고... 전 같은 여자지만 그런 엄마들보면 좀 불쌍한데요. 아픈사람들이 불쌍한건 당연하죠. 그리고 남자나 여자나 문란한 사람들은 있지만 여자걸레들만 유독 욕먹고, 낙태해야 하고 이런것도 불쌍한데요? 2008.10.27 07:35
  • 프로필사진 noonoo 그냥 안쓰럽다는 말 아니었을까요? 남자들은 안겪어도 되는 고통을 거쳐야 하잖아요. 아이를 낳도록 설계되어 있기 때문에 겪는 고통.. 또 아이를 안낳을 경우엔 오히려 그런 기관들이 저하되어서 자궁암이나 난소암에 걸릴 수 있다잖아요. 뭐.. 한심하다.. 열등하다고 한것두 아니고 그냥 단순히 불쌍하다.. 는 말을 가지고 비하한다고 확대해석 하신것 같네요. 의사가 환자의 아픔을 느끼고, 동정하고, 측은지심을 가지는 것은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세상에 최근엔 환자를 성추행한 산부인과 의사도 있다고 하던데요.. 2008.10.27 08:39
  • 프로필사진 knitting '기계' 아니면 '고기' 이런 느낌이 싫은 거겠죠-
    병원에서 사람 몸이 때로 조립식이 되기두 하구요..
    의료진의 마인드에 대해서 별로 신경쓰지 않는 (배울때부터) 문화..
    딴 분야도 그렇지만, 과학과 철학을 연결시켜보는 거 필요합니다.
    2008.10.27 09:33
  • 프로필사진 12 그냥 남자 의사가 말했으니까 기분이 나빴겠죠
    만약 여자의사가 여자 몸이 불쌍하다고 했으면 별로 기분 나쁘게 생각 안했겠죠
    2008.10.27 10:11
  • 프로필사진 Y ... 저, 저기 ;;;;; 다들 진정들 하시고, "불쌍하다"라는 단 한마디로, 페미와 그렇지 않은 사람들의 대결양상이 그려지고 있는데 어째 .. "불쌍하다"라는 말을 한 산부의과 의사 속을 누가 그리 잘 압니까. 이 글에는 산부의과 의사가 그 말을 어떤 의미로 한 건지 유추해 볼 수 있을만한 정보가 단한가지, '산부의과 의사'밖에 없죠. 왈가왈부 해봤자 ......... 이새저새으르렁하고 싸우는 것 밖에 안되잖아요a
    글쓴이 분, 조금 다른 시각으로 봐주셨으면 해요. 그 한마디 만으로 자의적으로 판단해 이 글을 쓰신 것은 조금 섣부른 일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산부인과 의사 인 만큼 생활에 많이 와닿고 보이는 것이 '여자이기 때문에 아픈 여자들'입니다. 생각을 해보죠.
    2008.10.27 11:40
  • 프로필사진 달모지 글쓴이도 이해가 되고, 의사도 이해가 되고.
    의사는 정말 연민으로 말했을지도 모르지만 그것을 여성인 필자에게 한건 실례였다고 생각된다.

    우리네 어머니들의 삶이 안타까운 건 사실이지만
    그 누가 어머니 앞에서 "엄마, 엄마는 참 불쌍해"라고 할까. 이건 예의의 문제이다.
    현대의학이 사람의 몸을 기계로 치환해서 보는 것은 널리 인정받는 사실이 아닌가;;
    문제가 있으면 제거하고(적출), 혹은 교환하고(이식).
    2008.10.27 21:48
  • 프로필사진 저라면, 그 산부인과 의사와 친구하기는 망설여지겠네요. 남성이든 여성이든 신체적 특성 자체를 가지고 좋다, 나쁘다, 우열을 나누거나 평가하는 건 좋지 않은 버릇이죠. 2008.10.28 13:30
  • 프로필사진 우연히 들어왔다가 쓸데없이 불쾌한 글 괜시리 읽고 나가네.

    산모, 환자 불편할까봐서 따뜻하게 sympathy 를 보여준 산부인과 의사의 호의를 그렇게 오해하고 왜곡하여 불순하게 해석하는 글쓴이가 참 진상이라는 생각, 여자이기 전에 인간이 덜 되었다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참 불쌍하고 불쾌한 글이다.
    2014.06.10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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