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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널리즘 새지평

한반도의 마지막 모래강을 잃을 것인가

그 여자들의 물결 일다 2011.12.28 07:30

<일다> 매서운 파괴의 바람 속 4대강의 내일은  
4대강 후속사업 예산안 국회 통과를 앞두고 
 
 
※ 필자 박용훈님은 대규모 준설과 공사로 파헤쳐지고 있는 4대강 현장을 사진으로 기록하고 있습니다.  -<일다> www.ildaro.com 편집자 주 
 
강 소식을 전하는 글을 어떻게 시작해야할 지 막막하여 쓰고 지우고 합니다. 다가오는 선거와 굵직한 사건들 속에 강은 점점 잊히고 있는데 강에서는 여전히 파괴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큰 사건들이 세밑까지 쉬지 않고 터집니다. 그래도 아직 강의 생명을 위해 기도하는 분들, 4대강에서 모니터링을 지속하며 강을 지키고자 하는 분들, 강을 찾는 분들, 생명의 터전을 지키고자 애쓰시는 분들이 계셔서 세밑 겨울바람이 아주 매섭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30일로 예정된 국회 예산안 의결 후 4대강 지천들이 큰 훼손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이는데도 우리 사회가 이 부분에는 거의 발언하지 않는다는 것은 정말 큰 문제입니다.
 
4대강 후속사업 예산안 심의 ‘지천개발 눈앞에’
 
현재 국회에서는 예산결산특별위원회가 열려 내년 예산안을 심의 중에 있습니다. 이명박 정부는 올해 4월, 4대강 본류에 이어 중요한 국가하천 등 지천에 대한 개발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올해 말부터 2015년까지 2단계 사업으로 4대강 지류·지천에 약 20조원의 예산을 들여 대대적인 정비에 나서겠다는 것입니다.
 
국회에서 심의 중인 4대강 후속사업과 관련된 예산안은 국가하천 정비사업비 3205억 원, 국가하천유지보수비 1997억 원, 농림부 ‘저수지 둑 높이기’ 사업비 1조1560억 원, 수자원공사 이자지원액 3558억 원, 환경부 수질개선사업 7549억 원 등 규모가 엄청납니다. 현재 예산안 삭감 여부를 놓고 여야가 대립하고 있습니다.
 

▲ 낙동강의 지천인 내성천을 따라 자전거 길을 내기 위해 훼손된 나무들     © 박용훈 

낙동강의 경우 국가하천 11개소, 지방하천 774개소 등 총 785개 하천으로 이루어진 강인데 주요 지천에 대한 공사가 시작되면 낙동강 복원은 더욱 더 요원한 일이 될 것입니다. 강 복원을 생각한다면 지천공사를 먼저 막는 것이 우선해야할 일이라고 봅니다.

 
세계적인 하천학자가 들러 국립공원(급)이라고 말한 내성천은 낙동강의 지천이면서 국가하천입니다. 내성천은 현재 중상류에 홍수방지편익 0.2%의 아무런 명분 없는 영주댐 공사가 진행 중이고, 하류로는 낙동강 합수부에서 25km 지점 상류까지 낙동강 본류에 이은 대규모 정비가 해 넘김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경상북도 예천군은 올해 2차 추경예산 안에 낙동강 자전거길 조성사업비 9억 5천 8백만 원을 편성하였습니다. 지천정비사업이 시작된 것이지요. 이미 이 구간 강 양안으로 굵고 가는 나무들이 제방을 따라서 대부분 베어졌고, 강 따라 자전거길을 내려는 듯 강과 산이 붙어 사람이 들어서기 어려운 곳도 나무를 베면서 길이 생겼습니다.
 
내성천 트러스트 운동을 벌이고 있는 “우리가 강이 되어주자” 까페에서는,
이번 겨울 기왕에 있는 제방 길 만으로도 자전거타기에 충분하다는 것을 말하고자 매 주말 내성천 자전거 투어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cafe.daum.net/naeseongcheon
 
한반도의 마지막 모래강을 잃을 것인가
 
국회에서 예산이 통과되면 얼마나 이 강을 파괴할지 두렵습니다. 한반도의 마지막 모래강마저 그 정체성을 잃어버려야 하는 것인지, 낙동강의 여러 하천들이 어떻게 생겼는지 우리시대는 기록조차 남기지 못한 채 이 아름다운 강들을 잃어야 하는 것인지요.
 
모래위에 나있는 그물망 같은 무늬는 사실은 모래 속에 사는 무수한 생명들의 흔적입니다. 우리시대는 강모래를 한낱 건축자재로만 인식하지만 조상들은 태아를 보호하는 양수막을 모래집으로 표현하고, 모래강이 휘도는 아름다운 곳에 서원을 세우면서 모래의 생명성, 무궁 무상함에 주목하였습니다.
 
▲ 모래 위에 그려진 그물망 같은 무늬는 모래 속에 사는 무수한 생명의 흔적이다.    © 박용훈 


인류가 먼 우주에서 생명의 존재 가능성을 찾기 위해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돈을 투입하는 이 시대에 우리는 우리 강에 존재하는 무한한 생명의 덩어리를 고작 ‘정비’라는 이름으로 들어내는데 혈안이 되어있습니다. 4대강에 이어 섬진강에도 내년도 강 정비공사가 예정되어 있으며 전라남도에서 추진한다고 합니다.

 
4대강이 크게 훼손되는 것을 보면서 선거가 얼마나 중요한지 절감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4대강사업을 반대하고 강 복원을 말하는 분들이 2012년에 있을 총선과 대선에 거는 기대가 그 어느 때보다 각별합니다.
 
그러나 선거에서 승리하더라도 그것이 환경과 생명에 대한 우리사회 인식의 전환, 강 복원을 보장하는 것은 당연히 아닌 것이지요. 총선을 앞두고 정치권은 환경을 훼손하고 생명을 죽이는 강 정비사업 등에 대한 입장을 분명히 하여야 하고, 시민사회는 이를 압박하여야 할 것입니다. 지천문제는 우리사회가 진정 생명과 환경의 문제를 심각하게 고민하는지를 가늠할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입니다.

내성천 자연습지 복원을 위한 <내성천 1평 사기> 참여
www.ntrust.or.kr/nsc

박용훈 / 미디어 <일다> www.ildaro.com

 

댓글
  • 프로필사진 여강여호 자연에 순응하지 못한 인간에게 되돌아오는 건
    재앙 뿐이겠지요.
    벌써부터 그 전조들이 나타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반성할 줄 모르고 있으니...답답하다 못해 참담해 집니다.
    2011.12.28 07:44
  • 프로필사진 별글 완성된 보들도 전부 부실공사라죠
    내년 장마나 태풍되면 장난아니겠어요
    2011.12.28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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