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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공부, 그 다음은 세상과 소통해야죠”
여성들과 함께하는 상담·교육연구소 <생기랑 마음달풀> 
 
“일상의 문제들은 생각하고, 느끼고, 행동하는 나로부터 나오고 나에게서 결과를 맺습니다. 나를, 함께 하는 사람들을, 삶을 공부하면 우리들의 삶은 공부하는 만큼 성장합니다.”
 
유경희 전 한국여성민우회 상임대표가 서울 망원동에 여성들을 위한 상담·교육연구소 <생기랑 마음달풀>을 열었다. 이름이 참 생소하다. ‘생기를 얻고 마음을 달달하게 풀어간다’는 뜻을 담고 있다고 한다. ‘생기’는 이곳에서 유경희 소장을 부르는 다른 이름이기도 하다.
 
<생기랑 마음달풀>에서는 글쓰기와 그림 작업 등 다양하고 재미나는 표현 방식을 통해 여성들이 나를 아는 공부, 사람 공부, 세상 공부를 함께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나와 너, 그리고 ‘세상’과 소통하는 공간

▲<생기랑 마음달풀> 유경희 소장  

“민우회 상임대표로서의 활동을 마무리하니 몸이 바닥을 쳤어요. 3년 가까이 쉬면서 올봄부터 이렇게 쉴 수는 없다, 무언가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사람과의 소통도 그렇고 세상과 이야기하는 것도 그립고. 공간을 마련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유경희 소장은 2009년 한국여성민우회 상임대표를 맡기 전까지 11년간 민우회 <가족과성상담소>에 파묻혀 살았다. 한부모 관련 활동을 오래했고, 특별한 애정을 가지고 있다는 유 소장은 당시 한부모들과 진행한 집단상담 프로그램을 하면서 느낀 점을 통해 상담의 소중함에 대해 말했다.

“한부모들이 어디가도 할 수 없는 이야기를 털어놓는 공간이 되었다. ‘한 번 오면 그 약발로 한 달을 버틴다’고 말하더라. 함께 이야기할 수 있는 공간 자체를 많이 의지했다.”

 
여성들이 쉽게 털어놓을 수 없는 고민을 함께 나누는 집단상담의 힘은 특별했다. 그러나 단체 안에서 진행하는 대중상담이 가지는 한계도 느꼈다고 한다. “단체에서 여성주의 상담을 하면 일단 오는 것조차 부담스러워 하는 사람들이 있어요. 여성단체에 대한 대중의 인식에 부담을 느끼는 것이지요. 일반 여성들이 편하게 상담하러 올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유 소장은 <생기랑 마음달풀>을 통해 다양한 그룹의 집단 상담을 하고 싶다는 소망을 밝혔다. “개인적으로 한부모 여성들, 5·60대의 나이든 여성들에 대한 프로그램에 관심이 많습니다. 특히 5·60대 여성들은 수명은 늘었는데 애보는 것 이외에 자기를 들여다보거나 할 기회가 없어요. 이 분들이 의미 있는 삶을 살 수 있는 방법을 같이 고민하고 싶어요.”
 
“지금의 삶과 달라지려는 ‘의지’가 중요해요”
 

▲ 유경희 소장이 진행하는 <자기성장 프로젝트> 시간 중.  

자신의 고민에 빠져있을 때는 자신이 서 있는 좁은 세상밖에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조금만 고개를 돌리고, 마음을 열어 살짝만 더 멀리 보면 새로운 내가 보이고 나를 짓누르는 고민과 고통이 견딜만한 것으로 보일 때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자기를 알아가는 공부는 세상에 대한 공부 속에서 힘을 얻는다고, 유경희 소장은 강조한다.

 
“자기공부, 나를 알아가는 것, 내가 어떤 감정 상태에 있는지, 어떻게 살고 싶은지, 그게 1번이라고 생각해요. 그러나 단지 내 안에서 머무는 것만으로는 의미가 없어요. 세상을 알고, 함께 나눌 수 있는 것이 중요합니다.”
 
유 소장은 “자기공부를 위해서는 내 문제를 객관적으로 봐줄 수 있는 상담자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생기랑 마음달풀>이 여성들에게 그런 공간이 되길 바란다는 소망을 밝혔다.
 
“(자기를 알아가는 공부가) 너무 심각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조금은 가볍게 경쾌하게 그림이나 타로, 사주명리 등 쉽게 발걸음 들일 수 있는 것들을 통해 시작하는 거죠. 자기의 문제에 처음부터 직면한다는 것은 참 어려운 일이잖아요. 변죽을 울리는 과정을 통해 본질적 문제에 접근하도록 단계를 밟아나가는 시간이 필요하지요.”
 
유경희 대표는 그 과정에서 “의지가 핵심”이라고 말한다. ‘지금의 삶과 달라지려는 욕망이 있는가’ 하는 것 말이다.

<생기랑 마음달풀>에서는 한걸음 쉽게 자기공부를 시작할 계기가 되어줄 강좌를 준비하고 있다. 처음부터 너무 조급해하지 않고 시간을 두고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채워갈 예정이다. 집단상담 프로그램 이외에 개인상담도 진행한다. <생기랑 마음달풀> 이메일(dalpull@hanmail.net)을 통해 원하는 시간에 면접상담을 신청할 수 있다.
 
활동가들이 재충전할 수 있는 쉼터 지향
 
<생기랑 마음달풀>에서 또 한 가지 중요하게 비중을 두고 있는 것은 시민사회운동가의 임파워먼트(empowerment)이다. 시민사회운동가들의 정신적, 심리적 스트레스와 어려움을 해결하고 개인의 성장을 돕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를 위해 조직 내 의사소통, 관계설정 문제, 신입운동가를 위한 상담 등을 준비하고 있다.
 
“<생기랑 마음달풀>을 만들었을 때 무엇보다 후배들이 정말 좋아했어요. 일반 상담과 함께 후배 활동가들이 재충전할 수 있는 쉼터가 되었으면 하는 소망이 있습니다. 운동하면서 쌓인 분노, 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터놓고 이야기할 수 있는. 이슈파이팅을 통해 법, 제도를 바꿔내는 활동들이 의미가 있었지만 한편으로 활동가 자신이 행복하지 않으면 무슨 의미인가 있을까요. 어떤 면에서 도구화되는 것이라는 생각도 들었어요. 중요한 가치를 향해 가되, 그 안의 사람도 행복해야 한다는 것이죠.”
 
유경희 소장은 활동가들이 “프로그램에 대한 선호도는 높지만 돈이 없어서 강좌를 못 듣는” 현실적인 상황을 고려해, 활동가들을 위해 소모임을 많이 꾸릴 계획이라고 한다.
* 생기랑 마음달풀 까페 바로가기> cafe.daum.net/dalpul

박희정 / 미디어 <일다> www.ildar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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