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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다> Q & A로 알아보는 ‘신체활동과 여성건강’' (상) 
  
여성들이 많이 경험하고 있는 증상 및 질병과 이를 예방하고 개선하는데 도움을 주는 신체활동의 효과에 대해 살펴본 기획연재 <박은지의 ‘신체활동과 여성건강 이야기’> 연재를 마무리하며, 독자들이 보내주신 질문에 대한 박은지님의 답변을 게재합니다.  박은지님은 체육교육과 졸업 후 퍼스널 트레이너와 운동처방사로 일한 후, 현재 연세대학교 체육연구소에서 신체활동과 생리학적 영향에 대해 연구하고 있습니다. -편집자주 
 
질문 1. 운동선수는 채식을 하면 안 되나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렇지 않습니다.

 
운동선수를 비롯한 모든 사람들에게 가장 최선의 식단은 신체가 필요로 하는 영양분을 균형 있게, 적당한 양으로, 다양하게 섭취 했는가의 여부에 달려있는 것이지, 육류를 섭취 했는가 안 했는가에 따라 나눠지는 것이 아닙니다.
 
여자 운동선수의 경우 충분한 양의 칼슘과 철분을 섭취해주는 것이 매우 중요한데 채식으로도 충분한 양을 섭취할 수 있습니다. 필요하다면 칼슘제 등을 보조적으로 섭취하는 방법도 있고요. 참고로 철분은 땅콩, 콩, 녹즙, 푸른잎 채소에 풍부하고, 칼슘은 브로콜리, 양배추, 겨자잎, 시금치 등과 같은 녹색 채소에 풍부합니다. 아연은 옥수수, 당근, 밀빵 등에 풍부하고요.
 
그리고 비타민 B12는 채소류에 존재하는 영양소가 아니기 때문에 완전채식을 하면 결핍될 수도 있습니다. 달걀, 유제품을 먹는 사람이라면 걱정하지 않아도 괜찮지만 완전채식을 하는 경우에는 가공된 두유, 비타민제 등으로 이를 보충할 필요가 있습니다.

단백질은 여러 종류의 채소를 같이 먹는다면 육류에서 얻는 단백질 못지않게 충분히 섭취할 수 있습니다. 단백질의 보충을 위해 가장 흔히 사용되는 음식 조합은 곡물과 콩과류의 조합입니다. 즉, 밀, 옥수수, 쌀, 율무 등은 강낭콩, 콩, 땅콩과 같이 먹는 것이죠.
 
한(Hanne)이라는 연구자가 채식식단이 심폐기능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알아본 연구에서는 채식을 하거나 그렇지 않거나 심폐기능에는 아무런 차이가 나타나지 않는 것이 밝혀졌습니다. 그 외에 채식식단이 경기기록에 유의한 차이를 주는지에 관해 알아본 연구들에서도 별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실제로 세계적인 스포츠 선수들 중에는 채식을 하는 사람이 의외로 많이 있습니다. 수영, 테니스, 농구, 복싱, 레슬링, 윈드서핑, 철인 3종 경기 등 거의 모든 스포츠 종목에 채식을 하는 유명 스포츠 스타들이 있지요. 그 중 여성선수 몇 명을 소개하자면, 철인 여성대회에서 6회 우승한 Ruth Heidrich, 5km 경보 세계 챔피언 Chris Campbell, 독일 페더급 복싱 챔피언 엘레나 발렌직, 윔블던 9회 우승 테니스 선수 나브라틸로바 등이 있습니다.
 
질문 2. 운동을 하루에 30분 이상 하라고 하는데 시간도 없고, 체력이 약해서 30분 동안 운동하기 힘든데 다른 방법은 없나요?

‘스포츠 7330’ 캠페인은 우리가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운동 실천 지침입니다. 그 내용은 1주일에 3번, 1일 30분 이상 운동하자는 것이죠. 이것은 1978년 미국스포츠의학회가 제시한 운동 가이드라인을 바탕으로 제시한 운동법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적어도 이 정도는 해야 건강해진다고 하니까 실천해보려고 애쓰지만, 평소 운동을 해본 적이 없는 사람에게는 30분 동안 쉬지 않고 운동하는 것이 매우 어려운 일일 수 있습니다.
 
다행히 1995년 미국스포츠의학회와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가 공동 발표한 운동 가이드라인에서 새로운 패러다임이 제시됐습니다. 바로 ‘축적(accumulation)’의 개념이죠. 운동을 적립식으로 해도 괜찮다는 것입니다. 즉, 아침, 점심, 저녁에 10분씩 운동해도 운동 효과가 누적된다는 말입니다.
 
<2008 미국인을 위한 운동 가이드라인>은 하루 권장 운동량 대신 1주일을 기준으로 바람직한 운동량을 제시해 축적의 범위를 더욱 넓혔습니다. 하루에 총합 30분이 아니라 1주일에 총합 150분의 중강도 운동을 축적하기만 하면 된다는 것이죠. 하지만 일요일 하루만 2~3시간 등산하는 것은 150분을 채우기는 하나 심폐능력을 키우고 다양한 질병을 예방하는 효과를 충분히 얻기는 어렵습니다. 하루에 몰아서 운동하기보다는 1주일에 최소 3일 이상에 걸쳐 150분을 채워야 충분한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이렇듯 ‘축적’의 개념을 생각하면 한 번에 30분씩 운동하기 힘든 분도 운동의 효과를 누릴 수 있습니다.
 
질문 3. 좀 부끄럽지만 백수라서 운동 배울 여건은 되지 않습니다. 삼십대 초반, 키는 155cm, 체중은 60kg인데 건강검진결과 다른 수치들은 다 정상인데 피에 지방이 좀 많다고 나왔습니다. 수치가 316이더라고요. 150미만이어야 하는데요. 단 커피를 좋아했거든요. 커피를 줄이고 운동을 하려고 생각중인데 무릎이 약해서 달리기나 오래걷기는 좋지 않습니다. 집에 목검이 있어서 검도 잠깐 했을 때 배웠던 앞으로 한번 치고 뒤로 가는 동작을 하루 200번 정도만 해보려고 해요. 이런 약한 운동으로도 피에 지방이 많은 것을 고치는데 효과가 있을까요?

질문자님께서는 혈중 지방수치가 높게 나와서 걱정이시군요. 혈중 중성지방은 대부분 지방조직과 간에서 형성됩니다. 중성지방 수치는 고지혈증 판정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요. 이것이 지속되면 나중에 성인병에 걸릴 위험이 있으니 주의하셔야 합니다.

우선 질문자님이 가장 신경 쓰셔야 할 부분은 식습관입니다. 그리고 에너지 소비, 즉 신체활동과 운동으로 에너지를 소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평소에 드시는 음식 중에 단 커피 외에도 청량음료, 과자, 고칼로리 음식이 많다면 그것의 섭취를 꼭 줄이셔야 합니다.
 
혈중 지방 수치를 낮추기 위한 운동방법으로 검도 기본동작을 연습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하지만 동일한 시간에 더 높은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한 가지 동작을 반복하는 것보다는 근육운동을 함께 하시는 것을 권해드립니다. 유산소 운동만 하는 것보다 유산소 운동과 근육운동을 함께하는 복합운동이 더욱 효과적이기 때문입니다. 근육운동을 같이 하면 지방사용이 더 활성화되고, 기초대사량도 증가되어 좋습니다. 또 운동 전후로 준비운동과 마무리 운동(정리운동)을 해주셔야 합니다.
 
예를 들어, 준비운동으로 체조, 스트레칭 등을 해서 체온을 높이고, 팔 다리를 이완시킨 후에 매트에 무릎을 대고 팔굽혀펴기(가슴운동)를 10~15회 정도씩 3세트를 하시고, 목검치기를 50회 합니다. 그리고 크런치(복부운동)를 15~20회씩 3세트를 하시고, 다시 목검치기 50회를 합니다. 그리고 스쿼트(하체운동) 12~15회, 3세트 후 목검치기 50회. 가벼운 덤벨이나 물병을 들고 프론트 레이즈(어깨운동) 15~20회씩 3세트 후 목검치기 50회. 그리고 정리운동으로 스트레칭을 합니다. 이렇게 하면 200번 목검치기와 근육운동도 병행할 수 있어서 더 효과적입니다.

근육운동 순서는 섞어서 하셔도 괜찮습니다. 세트 중간에는 30초에서 1분 정도 휴식하시고요. 집에 2kg 정도의 덤벨세트나 짐볼 등이 있으면 더 많은 운동을 할 수 있습니다. 요가매트는 얇은 이불로 대체할 수 있으나 잘 미끄러지기 때문에 미끄러지지 않는 재질의 얇은 매트(또는 요)를 사용하세요. 줄넘기나 달리기는 무릎이 좋지 않다면 피하시는 것이 좋겠죠.

 
집에서 할 수 있는 운동은 아주 많이 있습니다. 인터넷에서 ‘홈 트레이닝(home training)’이나 ‘써킷 트레이닝(circuit training)’을 검색해보시면 친절하게 운동법을 가르쳐주는 동영상들을 볼 수도 있고요.
 
그리고 시간 날 때 운동한다는 생각보다는 시간을 정해서 매일 꾸준히 운동을 하시는 것을 권합니다. 체중은 보통 8~12주 사이에 많이 감소하고, 체지방도 운동 시작 후 8주 뒤부터 눈에 띄게 줄어들기 시작합니다. 몇 번 운동 안 했다고 아예 그만두지 마시고 꾸준히 하시면 분명히 좋은 결과가 있을 것입니다. 혹시 운동방법에 대해 잘 모르시겠다면 언제든 연락주세요. 직접 가르쳐드리겠습니다. (박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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