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학’에서 ‘로봇’하는 ‘여성’들이 말하다 걸스로봇 이진주, 이세리 ※ 자신의 젊음과 열정을 바쳐 시작한 프로젝트를 통해 동등한 사회를 향한 변화를 만들어내고 있는 밀레니얼 여성들을 찾아가 인터뷰하는 시리즈입니다. 페미니스트 저널 일다 “여성이 로봇공학에서 잘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요?” 2015년 12월에 열린 “걸스 인 로봇틱스” 파티에서 초청 연사로 참석한 MIT 미디어랩의 박혜원 박사가 청중에게 물었다. “여자들이 남자보다 사람을 대하는 휴머노이드 분야에서 좀 더 유리하지 않을까요?”“아이를 길러본 경험이 있으니까 육아로봇에서 더 잘할 수 있지 않을까요?” 이런 저런 고개를 끄덕이게 만드는 대답들이 관중석에서 나왔다. “정답은 이 질문 자체가 바보 질문입니다. 여자가 특별히 더 잘 할 수 있..
2천만 번의 죽음을 애도하며[머리 짧은 여자, 조재] 얼굴을 가진 존재 아빠와 한 식탁에서 함께 식사를 하는 것은 꽤 오랜만이었다. 같은 집에 살면서도 서로 생활 패턴이 약간씩 어긋나는 까닭이다. 작년 부산에서 먹었던 빨간 고기 생선구이가 갑자기 생각나 며칠 아빠를 보챘고, 그날은 바로 그 빨간 고기를 먹는 날이었다. 내가 빨간 고기의 가시를 발라 열심히 먹는데 집중하는 동안, 아빠는 TV를 틀었다. 계속된 실패에도 불구하고 끝없는 도전 끝에 억대 매출을 올리게 된 부부의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토하라는 민물새우의 양식에 성공했고 그게 꽤 값이 나가는 모양이었다. 나도 밥을 먹으며 아무 말 없이 관성처럼 TV를 시청했다. 양식에 성공한 토하를 잡아 다른 민물새우와 분류하고 그걸로 젓갈을 담그는 장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