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활동보조 장애인가족의 부담은 끝이 없다 모처럼 머리를 자르러 갔다. 매번 가던 미용실이 문을 닫아 새로운 곳 몇 군데를 인터넷으로 검색해보아야 했다. 가장 ‘친절하다’는 평이 난 곳으로, 그러면서 비싸지 않은 곳으로. 집을 나서는데 엄마가 따라 나선다. “왜요? 그냥 혼자 가도 돼요. 힘들게 뭐 하러…” “아니야, 얘. 너 혼자 가면 사람들이 무시해. 그리고 네 목 조심하라는 얘기도 해야 하고.” 엄마가 이런 식으로 말씀을 시작하면 다른 어떤 얘기도 통하지 않는다는 걸 알기 때문에, 결국 엄마와 미용실에 같이 가게 되었다. 가는 도중에 휠체어를 탄 장애남성과 어떤 아주머니 한 분이 지나가는 걸 보았다. “저 사람은 활동보조다. 엄마라면 저렇게 안 하지. 암, 저 남자 저 옷차림하고는…. 몸도 불편..
탈학교 인생, 일이 공부고 공부가 일이다 활동보조 일을 하며 ※ 2014년 는 20대 여성들이 직접 쓰는 노동 이야기를 연재합니다. 이 기획은 한국여성재단 성평등사회조성사업의 지원을 받습니다. [편집자 주] 올해 초 초등학교 동창생들의 대학 입학 소식을 들었다. 누군가는 그 유명한 서울대 의예과에 합격했다 했고, 누군가는 처음 이름 들어보는 대학에 간신히 합격했다고 했다. 초등학교 때는 그렇게 똑똑하다고 칭찬받곤 했던 친구가 하위권 대학에 진학했다는 소식을 듣고 깜짝 놀라기도 했다.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7년이라는 시간이 지났다. 평생 같은 동네에 살줄 알았던 친구들은 이렇게 서로 다른 길을 가게 됐다. 그리고 그들 대부분이 대학에 입학해서 14학번으로 바쁘게 살고 있을 이 시간, 지금 나는 대학에 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