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의 판단에 ‘정답은 없다’ 사람들의 뇌리에는 헌법재판소가 정의롭고 사리에 맞는, ‘절대적인’ 판단을 내릴 수 있으리라는 믿음이 암암리에 내재돼있다. 그러나 의 저자 김두식씨의 생각에 따르면, 이같은 믿음은 그릇될 뿐만 아니라 어떤 경우 매우 위험하기까지 하다. 그는 법적 판단에 있어, ‘정답은 없다’고 단호히 말한다. 저자는 이현세의 만화 에 대한 판결문을 예로 들면서, 법원의 판결문 역시 ‘일반 보통인의 정상적인 성적 수치심’, ‘성적 도의관념’, ‘건전한 사회통념’과 같은 가상적이고 애매모호한 개념에 의지하고 있음을 지적한다. ‘음란’이라는 개념 자체가 ‘살인’이나 ‘강간’보다 훨씬 더 뜻을 정확히 알 수 없는 단어인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식적으로 법은 ‘절대적인’ 판결을 내려주는 존재로 인..
한국교회의 뿌리깊은 성차별을 돌아보며 필자는 유치원 때부터 교회를 다녔고, 신학대학에 입학하여 작년까지 교회에서 교육 전도사로 활동하면서 근 20여 년 동안 교회 울타리를 벗어난 적이 없는 사람이다. 게다가 어머니가 결혼 전부터 교회를 다니셨으니, 소위 기독교에서 말하는 모태신앙이라 할 수 있다. 그 얘기는 결국 어린 시절부터 ‘성차별’을 보고, 듣고, 배워왔다는 뜻이다. 하나님 ‘아버지’와 그의 ‘외아들’ 독생자 예수부터 시작하여, "하나님이 남자를 먼저 창조하시고 그의 갈비뼈를 하나 떼어 여자를 만들었기 때문에 여자는 남자의 일부분이다", "여자의 머리는 남자"에 이르기까지…. 성경에 나오는 구절들 중에 '성차별적인 문구'들도 많고, 그 문구들을 더욱 성차별적으로 해석해 전달하는 성직자들도 많다. 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