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의 정신성 공간의 발견④ ※ , 을 집필한 김혜련 작가의 새 연재가 시작됩니다. 여자가 쓰는 일상의 이야기, 삶의 근원적 의미를 찾는 여정과 깨달음, 즐거움에 대한 칼럼입니다. 페미니스트저널 바로가기 두 평 남짓, 작지만 자기 위엄을 지닌 공간 “영혼의 샤워를 한 것 같아요.”“다른 세계로 들어갔다 나온 느낌이야!”“고요히 자신과 대면하는 공간입니다.” 새 집에서 잠시 머물거나 하룻밤을 지낸 친구나 지인들의 말이다. ▶ 방. 작지만 자기 위엄을 지닌 견고한 공간. ⓒ김혜련 2013년 8월 1일에 상량식을 올렸던 집이 2년 반쯤에 걸쳐서 완성되었다. 전체 7평이 채 안 되는 작은 공간이다. 화장실과 다락, 그 사이에 놓인 마루 공간과 밖에 놓인 누마루를 빼면 2평이 조금 넘는 방이다. 그런데, 이 작은 ..
2000년대 중반 ‘여중생’들의 서사구체적인 시간의 애정어린 재현 (허5파6 글 그림, 비아북, 2017)에 대해 글을 쓰겠다는 결심은 금방 섰지만, 막상 어떻게 써야 좋을지 생각하면서는 한참을 머뭇거렸다. 사랑하는 것을 고백하는 것이 싫어하는 것을 욕하는 것보다 어렵다는 차원에서만이 아니라, 읽는 내내 목구멍을 지나쳐 혀끝에 맴돌았던 사적 소회를 감추어야 할지 내보여도 될지가 고민스러웠기 때문이다. 의 주인공 장미래는 중3 여학생으로 교실에서는 좀처럼 반 아이들과 말을 섞지 않고, 집에서는 밤낮없이 일로 바쁜 엄마와 술을 좋아하고 폭력적인 아빠를 데면데면 스친다. 미래의 세상에서 색채가 깃든 곳은 교실이나 집이 아니라 게임 ‘원더링 랜드’ 속이고, 미래는 그곳에서 게임 세계 친구들을 사귄다. 도서부 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