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신의 도서관나들이(22) 도시의 새들과 공존하기 ▲ 참새 대신 도시의 텃새가 되어가고 있는 직박구리. © encyber.com 일요일 오전, 잔뜩 게을러진 몸을 이끌고 밖으로 나왔다. 도서관에 반납해야 할 책이 2권인데, 하루가 연체되어 이틀 동안 책을 빌릴 수 없는 처지가 되었다. 무더위를 핑계로 더는 미룰 수 없는 노릇이다. 도서관 안은 에어컨이 돌아가고 있어 서늘하다. 에어컨 없이 지낼 뿐만 아니라 평소 선풍기, 부채도 거의 사용하지 않는 내겐 다른 계절로 뛰어든 듯하다. 대출정지로 책을 빌릴 수도 없는 형편이니, 시원한 곳에서 책이나 읽고 가자 마음먹었다. 열람실 풍경은 피서 철이라도 크게 다르지 않다. 조용히 책을 읽고 있는 사람들, 책을 고르며 서가 사이를 오가는 사람들. 이들을 바라보다 ..
생명체로서 자연의 시간을 체험하며 봄맞이 물청소를 했다. 겨우내 흙투성이로 더러웠던 베란다 바닥을 물로 닦아내니 마음까지 가벼워졌다. 지난 겨울 실내에 갇혀 추위를 피하던 화초들을 모두 내놓은 지도 벌써 보름. 개나리가 노오랗게 꽃망울을 터트리기 시작했던 것은 지난 달 20일경이었던 것 같다. 일교차가 심해서인지 선인장은 다소 파리한 빛을 띠고 있었지만, 은행나무, 단풍나무도, 철쭉과 백화등도 연하고 보드라운 새 잎을 가만히 내밀고 있다. 그래서 4월을 ‘맑은 잎새의 달’이라고 하나 보다. ‘내 시간은 봄에 맞춰 있다’ 열어둔 창을 통해 보니 봄은 봄이다. 만발한 노란 개나리, 만개하기 시작한 연분홍의 벚꽃, 그리고 터지기 직전인 하얀 목련꽃, 봄꽃 잔치가 벌어지고 있었다. 그러고 보니, 3월 중순경 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