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꿈꾸는 ‘죽음’ 죽어가는 과정을 온전히 살 수 있길 ※ 질병을 어떻게 만나고 해석할 지 다각도로 상상하고 이야기함으로써 질병을 관통하는 지혜와 힘을 찾아가는 연재입니다. 페미니스트 저널 # ‘나의 죽음’을 생각해보는 이유 이른 아침, 이슬 흔적이 확연히 남아 있는 텃밭. 습한 느낌이 오히려 청량감으로 다가오는 시간이다. 확연한 흙냄새와 오이순을 지를 때마다 피어나는 풋내음이 숨 쉬는 게 기분 좋은 일임을 확인시켜준다. 들풀을 뽑고, 몇 가지 씨앗을 추가로 심은 뒤, 텃밭의 숨길과 물길이 잘 흐르도록 가벼운 호미질을 한다. 그렇게 두어 시간 텃밭에서의 노동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와 샤워를 하고 잠시 눕는다. 그제서야 여기저기 가벼운 뻐근함이 감지되고, 몸의 모든 뼈와 근육은 기다렸다는 듯 일제히 바닥..
귀촌, 비슷한 처지의 친구들과 행복해지기 전북 완주에 살아요(하) ※ 비혼(非婚) 여성들의 귀농, 귀촌 이야기를 담은 기획 “이 언니의 귀촌” 기사 연재를 마칩니다. 이 시리즈는 한국언론진흥재단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통해 제작되었습니다. [편집자 주] 삼례 장터, 비슷한 풍경의 청년들 ▲ 삼례장터 첫 판매. © 김다솜 귀촌하여 자급자족하며 산다해도, 조금의 돈벌이 역시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다. 때마침 삼례라 불리는 이웃동네에 젊은이들이 삼삼오오 내려와 터를 잡고 살고 있었다. 이 친구들과 적극적으로 교류하리라 마음먹었다. 그분들을 통해서 조만간 귀촌인들이 주도하는 작은 마켓이 매주 열린다는 소식을 들었다. 나는 친구와 함께 셀러로 참여하게 되었다. 손으로 하는 재주가 뛰어나지 않았기 때문에 사실상 당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