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리대, 탐폰을 거쳐 생리컵까지[머리 짧은 여자, 조재] 무지여, 안녕 학교에서는 잠 잘 때 생리혈을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지 배운 적이 없다. 다만 ‘생리대의 접착면이 팬티 쪽으로 가게 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 반대로 붙이면 큰 고통이 올 것’이라는 우스갯소리만 들었을 뿐이다. 초경이 시작된 열 네 살의 가을. 당시 내가 알고 있는 최대한의 지식-생리대의 접착면은 팬티에-을 활용해 겨우 오버나이트를 깔아주는 정도로 밤을 보냈다. 하지만 생리혈이 새는 것을 막을 순 없었다. 피가 샐까 두려워 몸을 목석처럼 꼿꼿이 세워 정자세로 잠을 잤지만, 밤사이 생리혈은 엉덩이를 타고 허리 아래쪽까지 흘러가기 일쑤였다. 밤마다 속옷은 물론이고 이불까지 적시다보니, 한 동안 침대가 아닌 방바닥에서 이불을 깔지 않고 잠을 ..
나의 16년 월경사(史) 말하기 독일에서 몸해방 프로젝트④ ※ 독일에 거주하는 20대 후반 여성 하리타님이 심리치료 과정을 거치며 문화적, 사회적, 제도적 차이 속에서 새로운 관계 맺기와 삶의 변화를 통해 탐색한 섹슈얼리티 이야기 . “독일에서 심리치료하기” 편에 이어 “몸해방 프로젝트” 편이 이어집니다. 여성주의 저널 일다 나의 초경 이야기 열한 살 무렵이었던 것 같다. 학원 끝나고 어둑어둑해진 때, 집 앞 놀이터에서 낯모르는 아이와 시소놀이를 하고 있었다. 몇 번을 신나게 방아 찧었을까. 아뿔싸, 건너편에 저 녀석이 예고도 없이 위에서 훌쩍 뛰어내려버렸다. 꽝! 너무 아팠다. 거기를 부여잡고 한참을 아득히 끙끙거렸다. 집에 돌아와 샤워를 하고 누웠는데 엄마의 비명이 들렸다. “너 벌써 생리 시작했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