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전히 나에 집중하는 삶 장애여성 몸 이야기⑱ 비혼 선택하기 푸훗 그림을 시작하다 ▲ 주사랑님의 작품 아사셀양. 해사한 외모, 거침없는 언변의 주사랑님이 사무실로 들어오셨다. 4년 동안 내가 속한 장애여성단체 운영위원회 회의가 있을 때마다, 프로그램이나 행사가 있을 때마다 만나왔던 주사랑님이지만 인터뷰를 하려고 마음먹으니 그녀에 대해 아는 것이 별로 없음을 깨달았다. 50대, 화가, 약사, 비혼, 기독교인... 이것이 내가 아는 주사랑님에 대한 정보였다. 장애의 원인에 대해 묻는 것으로 인터뷰를 시작했다. 돌 즈음 사고로 척수장애를 갖게 되었다는 답변을 듣고 나서 솔직하게 고백했다. “짧지 않은 시간 동안 알고 지냈는데, 제가 주사랑님에 대해 아는 것이 별로 없네요. 전 으레 소아마비시려니 여겼거든요.”..
장애여성의 몸 이야기③ 직면하기 연재는 외면하기, 직면하기, 비교하기, 수용하기, 강점 찾기, 표현하기 등 장애여성이 자신의 몸에 반응하는 다양한 방식에 대해 이야기할 것이다. 그럼으로써 타자화된 장애여성의 이미지를 뛰어넘어, 우리 자신의 언어를 통해 장애여성의 삶을 재구성하려는 데 의의가 있다. 감촉만으로도 참혹했던 수술 자국 허리 수술 후 수술자국을 두고 동생은 내게 “언니, 등에 지네가 있어. 징그러워”라고 했었다. 병원생활 초기엔 전적으로 도움이 필요한 중증환자였기에 욕창도 생겼다. 욕창은 계속 커졌고 결국 수술로 욕창을 치료해야 했다. 욕창 수술이라는 것이 주변에 있는 살을 당겨다 욕창부위에 구겨 넣는 거라, 엉덩이의 수술 자국은 감촉만으로도 참혹했다.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어깨 수술 자국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