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주의 저널 일다 www.ildaro.com 죽음연습 (3) 두더지의 죽음 에 ‘도서관 나들이’, ‘철학하는 일상’을 연재한 이경신님의 새 연재 ‘죽음연습’이 시작됩니다. 이경신님은 의료화된 사회 속에서 좋은 죽음이 가능한지를 탐색하고 있는 중이며, 잘 늙고 잘 죽는 것과 관련한 생각들을 독자들과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밤사이 세찬 비바람으로 잠을 좀 설쳤다. 그렇다고 오전 산책을 포기할 수는 없다. 평소 다니던 대로 도로를 피해서 동네 사이 길을 따라 걸었다. 자동차 소음이 요란스러운 외곽순환도로 위의 다리를 건너면 키 큰 참나무들이 줄 지어선 흙길이 나온다. 지난밤에 내린 비 때문에 땅에는 아직도 군데군데 빗물이 고여 있었다. 물웅덩이를 피해 풀을 살짝살짝 밟으면서 걷고 있을 때였다. 풀 위에 검은..
여성주의 저널 일다 www.ildaro.com 죽음연습 (2) 할로윈 밤에 에 ‘도서관 나들이’, ‘철학하는 일상’을 연재한 이경신님의 새 연재 ‘죽음연습’이 시작됩니다. 이경신님은 의료화된 사회 속에서 좋은 죽음이 가능한지를 탐색하고 있는 중이며, 잘 늙고 잘 죽는 것과 관련한 생각들을 독자들과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10월의 마지막 날이다. 도서관에서 돌아오는 길에, 무서운 가면을 쓰고 독특한 복장으로 변장한 채 무리지어 지나가는 프랑스 아이들과 마주쳤다. 그러고 보니 ‘할로윈(Halloween)’ 밤이다. 영국, 캐나다, 미국, 호주 등지에서는 할로윈 때, 아이들이 유령, 마녀, 괴물 등으로 변장해서 집집마다 돌아다니고, 어른들은 아이들에게 사탕이나 초콜릿, 젤리, 과일, 약간의 돈 등을 준다고 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