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에 대해서 말하기 힘든 이유는 항상 진행 중이기 때문일 것이다. 나에게도 지난 1년 동안 많은 변화가 있었다. 학교를 졸업했고, 새 학교에 진학했고, 집을 옮겼고, 활동의 거점이 달라졌다. 그리고 이제 새로운 곳에서의 생활을 막 시작할 참이다. 무엇보다 아직도 적응해야 할 것들이 많이 남아 있고, 열어놓고는 아직 닫지 못한 변화의 품목도 많다. 변화는 끝나기 전에는 그게 어떤 모양새가 될 것인지 예상할 수 없기에, 변화하고 있는 사람은 항상 실없어 보이는 건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돌아보자면 1년이라는 짧은 시간동안 나를 정의하는 외부적인 이름들이 거의 다 변화했다. 하지만 이 1년이 10년 같이 느껴지는 이유는 다른 데에 있다. 눈에 보이는 조건들이 변화하는 와중에서도 정작 나를 숨 가쁘게 했던 것은..
▲ 사회복지사가 된 당근을 만나다 당근과는 분명 일하다가 만난 사이인데 돌이켜보면 우리는 언제나 한강으로, 북한산으로 다리를 바지런히 옮겨가며 함께 운동을 하곤 했다. 며칠 남지 않은 마라톤 준비를 위해 여의도 한강 공원에서 가볍게 10km를 뛰고 나서, 이제 막 사회복지사로서의 길을 들어선 당근과 인터뷰를 시작하였다. 당근은 서울의 한 지역자활센터에서 일을 시작한지 두 달 남짓 된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거의 매일 야근하면서, 실은 그냥 자기가 좋은 일에 열심인 것이면서도, 혹시나 자신이 ‘일’에만 매몰되어 현실에 안주하는 직장인의 삶으로 빠져 버릴까 벌써부터 걱정하는, 정신줄 놓지 않고 살고 싶어 하는 성실한 당근. 이제 그녀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그땐 어떤 생각도 자유롭지 못했어” 유리: 사회복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