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여성, 숨은 그림 찾기(4) : 최규석 만화 『울기엔 좀 애매한』 2011년 벽두에 잠시 길을 잃었다. 과연 나는 무얼 하고 있나, 이기심으로 똘똘 뭉쳐 있는 사람들 사이에서 지금까지처럼 이 길을 갈 수 있을까 갑자기 자신이 없어졌다. 너무 달린 탓이다 싶어 다 내려놓았을 무렵 지인으로부터 선물 받은 책이 『울기엔 좀 애매한』이라는 만화였다. 작가 최규석은 어느 매체에도 연재하지 않고 단행본으로 이 책을 내놨다고 했다. 게다가 비싼 물감과 종이를 구입해 선화 작업을 한 뒤 일일이 수채화로 채색을 해 완성했단다. 그래서인지 여느 만화책과는 좀 달라보였다. 한 마디로 ‘만화책 같지 않은 만화책’을 선보이고 싶었다는 것이 작가의 포부였다. 만화에 대한 선입견을 불식하고 학생들이 책상 위에 당당하게 놓아둘 ..
장애여성, 숨은그림 찾기(3) : 영화 블랙스완 “장애여성, 숨은 그림 찾기” 연재는 다섯 명의 장애여성들이 다양한 ‘매체 읽기’를 통해 비장애인, 남성 중심의 주류 시각으로는 놓칠 수 있는 시선을 드러내고자 합니다. – 편집자 주 은 뉴욕발레단원인 주인공 니나(나탈리 포트만)이 ‘백조의 호수’의 공연에서 주역을 맡게 되어 공연을 하기까지 벌어지는 이야기이다. 몸을 지속적으로 단련시키고 몸을 통해 감정을 표현하는 점이, 장애가 있는 내 몸과는 거리가 있기에 개인적으로 감정이입할만한 요소는 딱히 없었다. 게다가 전형적인 스토리와 이분법적인 형식으로 별로 긴장할 요소도 적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상하게도 끝날 때까지 몰입하여 긴장을 놓지 못한 채 보았다. 경쟁의 주요한 자원, 섹슈얼리티 이 영화에서는 자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