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티투어 ‘파리의 여자들’ 운영자 하이디 에반스 인터뷰(상) [하리타의 월경越境 만남] 독일에 거주하며 기록 활동을 하는 하리타님이 젠더와 섹슈얼리티, 출신국가와 인종, 종교와 계층 등 사회의 경계를 넘고 해체하는 여성들과 만나 묻고답한 인터뷰를 연재합니다. 락다운이 단계별로 해제되어 가던 5월 말, 집에서 기차로 3시간 여 거리에 있는 파리에서 3주를 보내고 왔다. 나는 사실 파리를 좋아하지 않는다. 쓰레기와 행상인들로 붐비는 몽마르뜨 언덕이나, 집세가 너무 비싸서 시 외곽의 좁은 집에 세들어 사는 지인들, 이들이 일상적으로 겪는 인종차별이 내게는 낭만으로 덧칠된 파리의 진짜 모습이었다. 그동안 파리에 서너 번 가서 며칠씩 머무르면서도 에펠탑은 COP-21 기후위기 집회가 열렸을 때만 가까이 가보고, ..
[페미니스트의 책장] 자룡 작가 웹툰 『이대로 멈출 순 없다』 ※이 리뷰는 웹툰 『이대로 멈출 순 없다』에 대한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2021년의 봄, 학교폭력 문제가 연예계를 휩쓸고 갔다. 이 흐름은 학교폭력이라는 주제를 또 한 번 우리 사회에 끌어올렸지만 그 누구도, 그 무엇도 보호하지 못한 것 같다. 누구를 무엇으로부터 어떻게 보호해야 하는지, 학교폭력 문제의 해결이라는 게 무엇인지 논의하지 못했으니까. 우리는 학교라는 공간이 무엇인지조차 잘 모르는 게 아닐까? 언젠가 학교라는 곳은 정글 같다고 표현한 적이 있다. 다수의 타인을 한 공간에 놓지만 공존하는 법을 가르쳐주지 않는 곳. 학교 안에는 여러 가지 규칙이 있고 교칙이라는 형태로 연속적인 계승이 이루어지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그것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