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보다는 사람을, 사진 찍기보다는 이야기하기를, 많이 돌아다니기보다는 한 곳에 오래 머물기를 선택한 어느 엄마와 세 딸의 아시아 여행기입니다. 11개월 간 이어진 여행, 그 길목 길목에서 만났던 평범하고도 특별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같이 나누고자 합니다. 동티모르 딜리② 옛날 옛적에 악어가... 나라마다 자신들의 뿌리에 관한 이야기가 있게 마련이다. 역사적 사실을 뭉뚱그려 담기도 하고 인간들의 염원을 에둘러 숨기기도 하면서 여태 구전되어오는 이야기들이다. 운 좋게 티모르의 이야기를 들을 기회가 있었다. 우리들 이야기 속에 곰과 호랑이가 각별하듯 티모르에서는 악어가 그러했다. 한 소년이 따가운 햇볕 아래 죽어가던 어린 악어의 목숨을 구해주고 친구가 된다. 굶주림에 시달리던 악어는 소년을 잡아먹을까 잠시 ..
이경신의 도서관 나들이(15) 머무는 삶, 떠나는 삶 10대 시절, 나는 엉뚱하게도 농사짓는 삶과 세계 일주를 동시에 꿈꾼 적이 있었다. 머무는 한 떠날 수 없고 떠나면서 머물 수 없는 법이니, 내 꿈은 양립할 수 없는 모순된 욕망을 담고 있었다. 어른이 된 지금, 농부도 되지 못했고 세계일주도 떠나지 못했다. 하지만 돌이켜보면, 떠나고 싶은 마음과 머물고 싶은 마음은 내 삶 속에서 차례차례 고개를 내밀었다 가라앉기를 반복했던 것 같다. 주저 없이 마음의 소리를 따라 얼마 전, 후쿠오카 마사노부의 과 존 프란시스의 를 읽었는데, 두 사람의 삶이 무척 감동적이고 매혹적이었다. 자연을 사랑하고 자연의 품에서 살아가려 한다는 점에서 두 삶은 꼭 닮아 있었다. 마사노부는 자연농법과 자연식을 실천하면서 자연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