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져버린 여성들의 자리를 기억하며영화 (케이) Feminist Journal ILDA (이언희 연출)는 지극히 현실적인 조망으로 시작한다. ‘을 중의 을’ 외주 홍보사에서 일하는 지선(엄지원)은 늦은 밤 퇴근해 집에 돌아와서도 딸아이와 눈 맞출 겨를 없이 바쁘다. 지선은 이혼 후 생계와 육아라는 이중고에 시달리는 워킹맘이다. 자신의 방식으로 가정을 지키려는 그녀에게 남성들은 “애가 당신이 엄마인 걸 알기나 해?”, “애 엄마랑 일 못 하겠다” 등 편견이 담긴 핀잔을 돌려준다. 그런 지선에게 중국인 보모 한매(공효진)는 큰 위안이 되는 존재다. 세상이 떠나갈 듯 울어재끼던 다은을 노래 한 소절로 웃게 만들 수 있는 한매는 영화 초반까지는 지선의 생활을 돌보는 사려 깊은 캐릭터로 그려진다. ▶ 이언희 감독..
한국에서 ‘젊은 엄마’로 산다는 것⑲ 기혼여성으로 살기 ※ 2016년 는 새로운 페미니즘 담론을 구성하기 위하여, “한국에서 젊은 여자로 산다는 것”을 주제로 청년여성들의 기록을 연재합니다. 이 기획은 한국여성재단 성평등사회조성사업 지원을 받습니다. Feminist Journal ILDA ‘결혼은 미친 짓?’ 나는 다를 줄 알았다 남녀를 불문하고 최대한 결혼을 미루고 또 미루는 요즘, 심지어 비혼(非婚) 인구도 급증하는 이 시대에 살면서도 나는 ‘결혼하지 말아야지’ 라든지 ‘결혼은 최대한 늦게 해야지’ 하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었다. 드라마에나 나올 법한 행복한 결혼 생활에 대한 환상을 가지고 있었냐고? 글쎄, 그보다는 ‘결혼=독립’이라는 바보 같은 믿음을 갖고 있었던 것 같다. 어려서부터 부모님에게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