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랑할 수 없는 두 사람〉(恋せぬふたり, 2022)은 일본 공영 방송 NHK에서 올해 1월부터 3월까지 방송된 드라마 시리즈다. “밤 드라마”(よるドラ)로 편성되어, 조금 늦은 시간인 밤 10시 45분부터 방송되긴 했지만, 성소수자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드라마가 NHK에서 방영되었다는 것에 조금 놀랐다. 그리고 더 궁금해졌다. 극본을 쓴 건 요시다 에리카로, 국내에선 BL(Boy’s Love) 작품으로 꽤 많이 알려져 있는 만화 〈30살까지 동정이면 마법사가 될 수 있대〉(30歳まで童貞だと魔法使いになれるらしい, 줄여서 ‘체리마호’로 불림) 드라마 버전의 작가이기도 하다. 요시다 에리카는 〈사랑할 수 없는 두 사람〉으로 매년 우수한 드라마 각본을 선정하는 ‘무코우다 쿠니코 상’을 수상했다. 또한 이..
당신의 로맨틱한 로망에 딴지를 걸어드립니다 에이로맨틱 선언 ※ 세상을 바라보는 20-30대 페미니스트들의 관점과 목소리를 싣는 ‘젠더 프리즘’ 칼럼입니다. 필자 도영원님은 영국 글래스고대학교에서 인권과 국제정치 석사를 전공하고, 현재는 한국에서 프리랜서 인권노동자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페미니스트 저널 가장 열정적으로 사랑했던 사람을 꼽으라면 떠오르는 사람이 있다. 상대는 내가 동경하는 여유로운 성격의 소유자인데다 육체적인 매력도 굉장했다. 커리어 면에서도 내가 가고자 했던 길을 먼저 가고 있던 그는, 한 마디로 내가 꿈꾸는 나, 영적인 쌍둥이 형제와 같은 존재였다. 유난히 마음이 잘 맞았던 우리는 약 2년간 애정관계를 유지했다. 그러던 어느 날 나는 ‘우리가 진짜 형제였으면 한다’는 말을 해서 그를 당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