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봄 위기’ 현실과 ‘남성성 위기’ 신화 영화 「화장」의 남자들① ※ 의 저자 김영옥(생애문화연구소 옥희살롱 대표)님이 “오지 않은 미래의 발견”이라는 화두로 기사를 연재합니다. Feminist Journal ILDA 임권택 감독의 은 2004년 이상 문학상을 받은 김훈의 단편을 영화로 만든 것이다. 죽음을 앞둔 아내 곁에서 생의 한가운데 있는 젊은 여성을 사랑하는 중년 남성의 이야기다. “아, 살아 있는 것은 저렇게 확실하고 가득 찬 것이로구나.” 젊은 여성을 향한 그의 이 감탄은 그의 사랑이 어디에서 시작하고 있는지 징후적으로 드러낸다. 바람 빠진 공처럼 삶이 헐거워지고 여기저기 뿌옇게 곰팡이가 슬기 시작한다고 느끼는 나이. 그의 사랑은 이 나이의 후유증이거나 아니라면 적어도 이 나이의 효과다. 이..
아무르! 사랑하는 사람이 죽어갈 때 나이듦과 사랑과 죽음, 그리고 반려 1. 아무르: 자궁밖으로 던져진 존재들이 기억하는 기원 사랑. ‘젖가슴을 찾는다’는 고어에서 유래함. 탯줄을 끊고 태어나는 포유동물의 특징적 속성임. 젖꼭지(amma), 유방(mamma), 유방의(mammaire), 유두(mamilla) 등의 단어와 친족 관계에 놓여 있음. 이 단어들의 한가운데에는 어머니의 입(사랑의 젖꼭지, amma de l'amor)이 있음. 아무르는 ‘말하는 입’보다는, 배가 고파 입술을 뾰족하게 앞으로 내밀고 ‘본능적으로 젖을 빠는 입’ 모양에 더 가까움. 사랑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사랑할 때 빠져드는 황홀경(ekstasis)이라는 단어가 라틴어의 존재(existential)라는 단어와 동일한 기원을 가진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