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면 쉬기’ 누군가엔 허울뿐인 그 말 싱글맘과 초등생 아이가 겪은 2020년 코로나 시대를 ‘살아내고’ 있는 다양한 목소리를 담습니다. 지금 그리고 코로나 이후, 이들의 목소리가 묻히지 않는 사회를 함께 만들어가길 바라며 기획하였습니다. [페미니스트 저널 일다] 직장 가까이로 거처를 옮겨온 건 지난해 말이다. 안전하고 깨끗한 동네, 사람 살만한 집, 넓은 새 학교를 둘러본 우리는 속전속결 이사를 결심했다. 살던 동네와 아이가 다니던 학교에는 별 미련이 없었다. 다만 한 가지, 엄마와의 거리두기에는 결단이 필요했다. “이사 가면 할머니 댁과 멀어져서 지금처럼 많이 돌봐주시지 못할 거야. 엄마가 아침저녁으로 더 챙겨주겠지만 이제 스스로 할 일이 많아질 거야. 혼자 있는 시간도 생길 거고. 괜찮겠어?” 아..
내가 지킨 집, 우리를 지은 집 한부모가 되어 아이와 함께 만난 세상 편집자 주: 다양한 시각으로 ‘주거’의 문제를 조명하는 기획 연재는 한국언론진흥재단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아 보도됩니다. 페미니스트 저널 일다 바로가기 이제 어디에서 살까 처음엔 어디든 갈 수 있다고 여겼다. 아이는 일곱 살, 나는 서른일곱 살이었다. 이혼을 하고 나서 새로운 곳에 가서 산뜻한 기분으로 다시 살아보고 싶었다.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아이가 있으니 마땅한 학교부터 물색했다. 북한산 아래에 있는 유명한 초등학교에도 찾아가 보고, 경기도에 있는 좋다는 초등학교에도 가보았다. 교문을 지켜보다 하나하나 깨달았다. 교통편이 불편해 부모들이 자가용으로 등교를 시켜주거나 학교가 등산 길목에 있어 집을 구하려면 따로 품을 팔아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