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주의 저널 일다 www.ildaro.com 2. 도시의 둘레길을 걸으며 ‘교육일기’와 ‘하늘을 나는 교실’의 필자 정인진님이 프랑스의 서북부 브르타뉴 지방에서 머물면서 보고 느낀 것들을 기록한 ‘브르타뉴에서 온 편지’ www.ildaro.com 변덕스러운 프랑스의 날씨, 배낭은 ‘필수품’ 볕이 따뜻하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밖으로 나오니 제법 쌀쌀했다. 점퍼깃을 채우고, 혹시 나 하면서 챙긴 면스카프를 가방에서 꺼내 목에 둘둘 마니 훨씬 적당하다. 여전히 그늘을 지날 때는 좀 춥다는 느낌이다. 프랑스에서 오래 살아보았지만, 여전히 날씨에는 적응이 안된다. 브르타뉴도 예외는 아니어서 얇은 스웨터나 스카프 같은 걸 챙겨 다니며, 입다가 다시 벗기를 반복하며 산다. 그래서 여기서는 늘 배낭에 비옷이나 스카프..
신도시 개발로 사라져간 우리동네 샘말 그리고 나의 추억 이야기 [일다] 천정연 우리동네 한가운데에는 아주 오래된 느티나무가 있었다. 동네 아주머니들은 느티나무 그늘 아래에 앉아 두런두런 이야기꽃을 피웠다. 옥주상회는 군침도는 과자와 아이스크림으로 하교길 꼬맹이들을 유혹하였다. 느티나무에서 좁은 논길을 따라 걸어오면 간판하나 없는 학복이네 가게가 나온다. 절름발이 주인아저씨는 동네아저씨들과 늘 화투를 쳤고 유통기한이 다 되어가는 과자도 수두룩했다. 하지만 '한봉지 더' 스티커가 들어있는 과자가 많아서 틈만 나면 나는 삼백원을 들고 달려가곤 했다. 학복이네 앞 공터에는 욕쟁이 할아버지의 연탄가게가 있었다. 새까맣고 고운 흙으로 덮인 공터는 동네 개구쟁이들에게 최고의 놀이터였다. 망까기 삼팔선 오징어 개뼉다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