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주의는 어떻게 ‘마녀사냥’을 이용했는가 추은혜의 페미니즘 책장(8) 실비아 페데리치 - 캘리번과 마녀 얼마 전 우리나라 연간 무역 규모가 1조 달러를 넘어섰다는 기사를 읽었다. 무역 변방국에서 중심국가로 발돋움했다는 감격에 겨운 자화자찬들에 이어 무역이 곧 우리나라를 먹여 살리는 먹거리와 일자리의 원천이라는 대통령의 연설까지 어우러져 온통 축제분위기였다. 하지만 이제 무역 2조 달러 시대로 도약하자거나, 그 주역은 ‘우리 젊은이들’이라는 그분의 확신에 찬 어투가 왜 그렇게도 공허하게 들렸는지. 적어도 내가 아는 ‘우리 젊은이들’은 지금 무역 1조 달러라는 화려한 기록이 무색하게도, 대학 졸업을 연기해가며 취업에 전전긍긍해야하고, 해마다 치솟는 등록금에 졸업도 하기 전에 신용불량자가 되어 있기 때문이었..
장애여성, 숨은그림 찾기(3) : 영화 블랙스완 “장애여성, 숨은 그림 찾기” 연재는 다섯 명의 장애여성들이 다양한 ‘매체 읽기’를 통해 비장애인, 남성 중심의 주류 시각으로는 놓칠 수 있는 시선을 드러내고자 합니다. – 편집자 주 은 뉴욕발레단원인 주인공 니나(나탈리 포트만)이 ‘백조의 호수’의 공연에서 주역을 맡게 되어 공연을 하기까지 벌어지는 이야기이다. 몸을 지속적으로 단련시키고 몸을 통해 감정을 표현하는 점이, 장애가 있는 내 몸과는 거리가 있기에 개인적으로 감정이입할만한 요소는 딱히 없었다. 게다가 전형적인 스토리와 이분법적인 형식으로 별로 긴장할 요소도 적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상하게도 끝날 때까지 몰입하여 긴장을 놓지 못한 채 보았다. 경쟁의 주요한 자원, 섹슈얼리티 이 영화에서는 자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