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르타뉴에서 보낸 편지] 겨울, 프랑스의 명절이 된 종교축일들 ‘교육일기’와 ‘하늘을 나는 교실’의 필자 정인진 님이 프랑스의 서북부 브르타뉴 지방에서 머물면서 보고 느낀 것들을 기록한 ‘브르타뉴에서 보낸 편지’가 연재됩니다. www.ildaro.com 1월은 ‘걀레트 데 루와’의 달 프랑스의 1월은 ‘걀레트 데 루와’(galette des rois. ‘왕의 파이’라는 뜻)로 시작한다. 이것은 주현절(1월 6일. ‘주님이 나타난 날’이라는 뜻)과 관련된 풍습인데, 서구 기독교에서 주현절은 예수 탄생을 축하하며 동방박사들이 아기예수를 경배하러 온 날로 삼고 있다. 이를 기념해 프랑스 사람들은 ‘걀레트 데 루와’라고 불리는 파이를 먹는데, 이 풍습은 1월 내내 전국적으로 이어진다. ▲ '걀레트 데 루와' ..
택배 아저씨는 내게 작은 소포꾸러미를 안겨주고 서둘러 발길을 돌렸다. 찌그러진 종이상자에는 박스테이프가 칭칭 감겨 있었다. ‘도대체 누가 보낸 걸까?’하며 살펴보니, 이제는 완전히 시골사람이 다 된 대학선배가 보낸 것이었다. 겨우 테이프를 떼어내고 상자를 여는 순간, 편지와 함께, 곶감 한 봉지와 책 한 권이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 이렇게 손수 쓴 편지를 받은 것이 얼마만인가? 게다가 곶감은 선배가 손수 말려 만든 것이라니, 정말 감동적이다. 곶감을 앞에 놓고 편지를 읽어 내려가는 동안, 마음 깊은 곳이 훈훈해져 왔다. 시간을 들이기보다 돈을 들여서 언젠가부터 손으로 직접 편지쓰기를 멈추었다. 아마도, 인터넷 없이 사는 일본인 친구 편지에 답장 쓸 기회를 놓쳐버린 이후부터였을 것이다. 또 더 이상 성탄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