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야, 귀촌을 이야기하다:둘째 이야기② [글쓴이 자야. 프리랜서로 글을 쓰거나 책을 만든 지 15년. 함부로 대해 온 몸, 마음, 영혼에 속죄하는 심정으로 요가와 명상을 시작한 지 10년. 명함에 글 쓰고 요가 하는 자야, 라고 써넣 은 지 6년. 도시를 떠나 시골을 떠돌기 시작한 2년 만에 맞춤한 집을 만나 발 딛고 산 지 또한 2년... 그렇게 쌓이고 다져진 오래된 삶 위로, 계속해서 뿌리 내리고 싹을 틔우고 가지를 뻗는 ‘지금 여기’의 삶을, 일다 독자 여러분과 나누고자 합니다.] 도배를 하다 말고 새댁이 되고 신랑이 된 나와 K는 대충 짐이 정리되는 대로 마을 분들을 모시고 인사를 드리기로 했다. 잔금을 치르기 위해 들른 부동산에서 “시골에 이사 오면 당연히 신고식을 치러야 한다”는 말을 귀에 딱..
‘윤춘신의 생활문학’ (5) 는 개인의 입체적인 경험을 통해 ‘여성의 삶’을 반추해보는 생활문학 칼럼을 개설했습니다. 필자 윤춘신님은 50여 년간의 생애를 돌아보며 한부모로 살아온 삶 이야기, 어머니와 할머니와 외숙모 이야기, 일터 이야기, 그리고 딸과 함께 거창으로 귀농한 현재이야기를 들려줄 것입니다. -편집자 주 매실나무 꽃눈이 쌀알만해졌다. 어쩌면 삼월 초순에 눈발이 날릴지도 몰라. 바람도 불어서 춥기도 할 거야. 매해 그랬으니 너도 알고 있을 거라며 말을 건넸다. 몰캉해진 밭고랑을 밟다가 논두렁에 앉아 담배 한 가치를 빼어 물었다. 층층계단 논바닥 군데군데 거름이 뿌려져 있다. 그 옆. 사과나무 가지마다 유인 추를 다는 할머니 모습이 보인다. 추가 모자라는 줄기는 끈으로 묶어 지지대에 동여매고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