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가구가 아플 때 필요한 것 비혼(非婚)과 질병 ※ 질병을 어떻게 만나고 해석할 지 다각도로 상상하고 이야기함으로써 질병을 관통하는 지혜와 힘을 찾아가는 연재입니다. “자기 몸만 돌보면 되니까 얼마나 좋아, 부럽다 부러워.” 병원에 입원해 있으면 이름, 나이, 병명이 침대에 붙어 있다. 같은 병실 다른 침대 환자들은 내가 ‘이 나이’에도 불구하고 아이가 있기는커녕 결혼도 하지 않았음을 확인하게 되는 순간, 이구동성 부러움을 먼저 표했다. 난 그 여성들의 표정과 반복되는 경험 속에서 그 말이 빈말이 아님을 알게 됐다. 본인 몸이 아픈 와중에도 챙겨야 할 남편이나 아이가 내게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게 진심으로 부러웠던 거다. 혼자 사는 싱글여성이 아플 때 하지만 그녀들이 말하듯, 비혼(非婚) 여성은 아플 때..
이혼할까? 결혼할까? ※ 여성들의 이야기를 듣고 읽고 쓰는 사람, 의 저자 안미선의 연재 “모퉁이에서 책읽기” 마지막 회입니다. 2년간 꾸준히 소중한 글을 기록해주신 작가님과 독자들에게 감사드립니다. -편집자 주 ‘다들 왜 결혼해서 살려고 하는 걸까?’ 결혼해 사는 친구 집에 주말에 놀러갔다. 친구와 나는 얘기를 나눌 시간이 제대로 없었다. 아이가 둘인 친구는 집을 청소하고 낮잠에서 깬 아이를 어르고 똥 싼 아이를 씻기고 저녁식사를 준비하고 설거지하고 밤에 아이들을 재우고 나서야 나와 마주할 시간을 얻었다. 그동안 내 말상대가 되어준 이는 친구의 남편이었다. 그는 직장에서 잘나간다는 소리를 자랑삼아 하고 요즘 취미로 무얼 배우는지 이야기하고 자기보다 못하다고 여겨지는 내 형편을 짐짓 걱정했다가 편하게 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