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민지 『여자들은 집을 찾기 위해 집을 떠난다』 “집이 어떻게 경험되는가는 집이라는 공간과 그 내부에서의 사회관계를 결정할 수 있는 권력이 누구에게 있는가에 달려 있다.” -발렌타인 (책 44쪽) 자유와 생존 그리고 욕망의 다른 이름, 집 이사를 하지 않은 지 5년이 지났다. 성인이 되자마자 부모님 집을 떠난 뒤 최장기록이다. ‘내 집’이 아니었다면 불가능했을 일이다. 세입자였을 때엔 1~2년 단위로 이사를 다니곤 했으니까. 현재 사는 집은 집값의 90% 이상 빚을 내 구입을 감행했다. 어떤 사람들은 그렇게까지 무리해서 집을 가질 필요가 있느냐고 했는데, 그들은 자기 소유의 집을 이미 가졌거나 집의 상태가 건강에 별 영향을 주지 않는 것처럼 보였다. 그때 나는 10년 넘게 남의 집을 떠도는 동안 몸과 마..
당신이 모르는, 퀴어들의 마을 집도 가족도 이웃도 ‘퀴어하게’ 다양한 시각으로 ‘주거’의 문제를 조명하는 기획 연재는 한국언론진흥재단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아 보도됩니다. [페미니스트 저널 일다] 보이지 않는 것들은 언제나 실재한다. 여기, 지도에는 없지만 그래서 시작과 끝의 경계가 어디인지 아무도 모르지만, 분명히 존재하는 마을이 있다. 망원동에는 퀴어들이 산다. ※ 이 글에서 지칭하는 망원동은 지도에서 정의하는 망원동과는 다릅니다. 퀴어들의 마을 ‘망원동’은 실제 망원동의 인근 2~3개 동네까지 포함하고 있지만, 망원동을 구심점으로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있기 때문에 ‘망원동’이라고 칭했습니다. 구성원들 또한 이 가상의 경계를 가진 동네를 ‘망원동’이라 부르고 있습니다. 갑작스러운 내 독립의 시작 20..